'8조 대어' 현대오일뱅크, IPO 추진

주관사 재선정 착수…상장 속도
내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 목표
현대오일뱅크가 주관사를 재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내년 ‘대어’를 잡기 위해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다음달 초까지 제안서를 받은 뒤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현대오일뱅크가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2년 상장을 추진하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업황이 부진해지자 접었다. 2017년에도 약 2년간 상장을 준비했지만 중도에 포기했다. 2019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IPO를 급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어져서다. 당시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아람코에 매각해 1조3749억원을 조달했다. 상장 작업이 중단된 지 얼마 안 돼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공동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의 계약도 종료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종료된 상황에서 이전 주관사들에 다시 상장 준비를 맡긴다면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며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상장 주관사를 새로 선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주관사 선정 이후 지정감사인을 신청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코스피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가치가 최소 8조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전 아람코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을 때 8조1000억원 수준으로 몸값을 인정받았다. 현재 장외시장에선 시가총액이 16조2980억원에 달한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로 정유사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내년 공모주시장에서 주목받는 대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412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