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 1위' 한샘, 새 주인 찾았다…IMM PE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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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지분 양수도 MOU 체결조창걸 한샘 명예회장(82·사진)이 경영권 매각 이후 공익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 일부를 재단법인 태재재단에 출연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 재단은 조 명예회장이 2012년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장학사업과 국내외 학술 연구비 지원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보유지분 매각 통해 공익사업 본격화
한샘은 14일 사모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경영권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물은 조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한샘 지분 30.21%다. 한샘은 매각 주관사 없이 IMM PE와 직접 매각을 협상 중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한샘의 경영권은 IMM PE로 넘어간다.한샘이 제시한 가격은 주당 22만원 수준으로 전체 매각 금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온라인 가구 플랫폼 기업 오하임아이엔티 지분 36.24%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1위 종합 인테리어 업체인 한샘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태재재단의 공익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2015년 3월 태재재단에 개인 보유 한샘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 주를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1차로 보유 한샘 지분 60만 주를 재단 운영자금으로 내놨다. 지금까지 출연한 지분은 총 166만 주다. 이번 매각 대금을 활용해 재단 출연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넘기기로 결심한 건 최양하 전 최고경영자가 퇴진할 무렵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임자가 아니면 누구에게도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평소 지론을 뒷받침할 만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조 명예회장 슬하에는 4남매가 있지만 외아들이 2012년 사망했다. 세 자매는 경영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매각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2년 반 전에도 칼라일, MBK파트너스, CJ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으나 가격 협상에 실패했다. 당시 한샘이 제시한 금액은 주당 약 20만원이었다.
증권가에선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인테리어 기업들의 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최종적으로 결렬된다고 하더라도 향후 한샘에 대한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기업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강화 중인 현대리바트도 관련 시장 성장과 맞물려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민경진/김채연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