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못 건져"…다점포 편의점 3년 새 '반토막'

최저임금 인상에 '생존 전쟁'
밤샘 장사 접거나 無人 전환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다점포 편의점 감소와 인력을 쓰지 않는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파른 인건비 부담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여러 점포를 운영하거나 밤샘 영업을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자 현장에선 다양한 고육지책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몇 년 새 새벽에 불 꺼진 편의점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다점포 점주 매장 비중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30.0%였지만 2018년 28.5%, 2019년 24.3%, 지난해 18.0%로 해마다 줄고 있다. 2017년엔 1만 개 점포 중 3000곳이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 소속이었다면 지난해엔 1800곳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편의점업계에선 70%에 달하는 점주들이 200만원 이하의 순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진 여러 점포 운영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완했지만 최저임금이 해마다 오르면서 이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GS25의 다점포 비중은 2017년 31.2%에서 지난해 27.3%로 내려갔고, CU에서도 같은 기간 28.3%에서 19.1%로 감소했다.새벽에 드는 인건비 때문에 24시간 운영을 중단하는 매장도 늘고 있다. GS25의 심야 미영업 점포 비중은 2017년 14.6%에서 올 상반기 18.1%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 17.0%에서 지난해 21.0%로 높아졌고, CU도 같은 기간 16.0%에서 20.4%로 증가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무인점포는 크게 늘고 있다. 무인 편의점은 낮에 직원이 상주하고 밤에 무인시스템을 가동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대부분이다. GS25의 하이브리드 무인점포 수는 2019년 16곳에서 지난해 말 181곳으로 늘더니 올 상반기엔 430곳으로 급증했다. CU 또한 같은 기간 2019년 90개, 작년 200개, 올 상반기 280개로 빠른 증가세다.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또다시 오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시급만 5% 인상되는 게 아니라 각종 수당도 전부 오르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크다”고 우려했다.

박한신/노유정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