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 술파티→동선 허위 진술' NC 박석민·권희동·이명기 (종합)

NC다이노스 박석민·권희동·이명기·박민우
호텔에 여성들 불러 술파티
코로나 확진…역학조사 허위 진술 의혹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들이 방역수칙 위반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역학 조사를 위한 동선도 허위로 진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4일 강남구는 코로나19 확진 후 동선을 허위 진술한 NC다이노스 선수 등 확진자 5명을 이날 오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들은 원정 숙소인 호텔로 여성들을 불러 술자리를 갖는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역학조사에서 일관된 진술을 하지 않고 동선을 속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발 대상은 NC 소속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과 일반인 여성 2명 등 5명이다.

NC 다이노스 소속 권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등은 지난 6일 서울 원정 숙소에서 일반인 여성 2명을 불러 6명이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당시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수칙을 어긴 것.

이후 여성 2명이 7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NC 선수단은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모임을 가진 4명 중 3명이 확진됐다.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백신(화이자)을 접종한 박민우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NC다이노스 확진 선수는 모두 주전급 주요 선수들이다. 이에 6~7일 경기를 가진 두산베어스 선수단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경기는 다음 달 10일 재개될 예정이다.

비난이 쏟아지자 박민우는 이번 일에 대한 책임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했다.

박석민은 이날 구단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지난 며칠간 많은 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를 포함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밝혔다. NC 측은 "해당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가졌고 관리부실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방역 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또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선수들이 부른 여성들이 "유흥업소 직원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석민은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던 지인이 숙소 앞에 세워진 구단 버스를 보고 그에게 전화를 했고, 함께 있는 친구가 NC 팬이라는 말에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 때문에 무고한 동료와 가족, 야구팬, 다른 구단 선수단과 관계자분이 고통을 겪는 걸 보며 제가 나서 사과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석민 사과문 전문

야구팬 여러분, 박석민입니다.

먼저 지난 며칠간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를 포함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겠습니다. 다만 감염경로와 당시 상황에 대한 추측들만 커져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이 부분만이라도 분명하게 밝히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해 말씀드립니다.

지난 5일 월요일 밤 10시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후배 3명(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과 제 방에 모여 야식으로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켰습니다. 이때 친분이 있는 지인이 숙소 앞에서 구단 버스를 보았다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지인의 친구분이 저희 팬이라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다고 했고, 그러면 안됐는데 제가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나누자”고 했습니다. 지인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분으로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다고 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만 불쑥 말이 앞서 버렸습니다. 방심이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추가로 룸서비스로 시킨 치맥 세트를 함께 먹었습니다. 이때 치맥 세트로 같이 나온 맥주 세 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네 캔을 나눠 마셨습니다.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개인 용무로 제 방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오전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즉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고, 구단도 KBO에 바로 보고했다고 들었습니다.

이후 검사를 받고 저와 후배는 양성으로 판정돼 현재 센터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확산되는 엄정한 시국에 따로 모인 부분은 어떤 변명으로도 부족합니다. 경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 때문에 무고한 동료와 가족, 야구팬, 다른 구단 선수단과 관계자분이 고통을 겪는 걸 보며 제가 나서 사과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사과 말씀드립니다.

앞선 내용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도 진술한 내용입니다.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습니다.위 내용 이외에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의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립니다.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불편함을 참아가며 견디고 있는데 저의 경솔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맏형으로 모범을 보였어야 하는데 원인이 된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팀과 리그, 타 구단 관계자와 무엇보다 야구팬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