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뜀박질…장중 1150원도 뚫어

코로나 확산·인플레 공포 겹쳐
3.1원 오른 1148.5원에 마감
원·달러 환율이 14일 장중에 1150원 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4차 대유행’ 단계에 진입한 데다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공포도 엄습하자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된 결과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10전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148원50전에 마감했다. 5원30전 오른 1150원70전에 출발한 환율은 1151원70전까지 치솟으며 장중 연고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140원 선에 장을 마쳤다.환율은 7월 들어 이날까지 22원40전 뛰었다.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원화 가치가 흔들린 결과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15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외환시장의 출렁임은 한층 커졌다.

인플레이션 공포도 커지고 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5.4% 올랐다. 2008년 8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시장 추정치(4.9%)도 넘어섰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번져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15.43으로 작년 6월보다 14%나 뛰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갈수록 커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주식과 원화를 비롯한 위험자산에서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올라간다. 한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금은 올 들어 6월 말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59억1000만달러(약 18조2730억원) 순유출됐다. 이달 1~14일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내 시장에서 이탈하는 외국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