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부품사에 날아온 GM 회장의 '생큐 레터'

GM, 부품 못구할 때 해결 도운
韓 세프라와 정식 계약 체결

메리 배라 회장 "세프라의
헌신과 지원 대단히 감사"
지난 4월 초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세프라의 채창원 회장에게 이메일 한 통이 왔다. 발신인은 메리 배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사진). 배라 회장은 “GM을 대표해 세프라 임직원의 재능과 헌신,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배라 회장의 이메일은 GM이 일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올해 초 세프라가 나서 80t의 시제품을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내·외장재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세프라는 4월 GM과 정식 계약을 맺고 차 부품용 플라스틱 소재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다. 앞서 GM은 텍사스 기습 한파로 현지 석유화학 공장이 문을 닫자 필요한 소재를 구하지 못했고, 세프라는 다른 경로로 원료를 구해 GM이 필요한 부품을 공급했다. 정식 계약으로 이어진 계기였다. 채 회장은 “처음으로 북미 수출을 이뤄낸 의미 있는 계약”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거래망을 늘려 한국 부품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글로벌 3대 자동차업체 회장이 중견 부품사에 감사 이메일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 부품업체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프라 외에도 다수 해외 완성차업체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국내 부품사가 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관련 부품 기술을 선제 확보한 부품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온시스템, 만도 같은 대형 부품사 외에도 이래AMS, 코렌스, 명신산업 등 중견 부품사도 글로벌 수주를 늘리고 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하는 100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순위는 한국 업체의 도약을 보여준다. 100위 안에 들어간 한국 기업은 2018년 다섯 곳, 2019년 여덟 곳에 이어 지난해 아홉 곳으로 늘었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