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에서 유물 가져온 박물관장…선고유예 확정

유적지를 둘러보던 중 발견한 유물을 사무실로 가져온 박물관장에게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현장 상태를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해야 하는 법을 어긴 것이지만 연구목적이라는 점이 인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보류했다가 기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강화역사박물관장이던 A씨는 2019년 1월 인천 강화군의 한 유적을 시찰하던 중 성곽 축조를 위해 사용된 벽돌 5점을 발견해 사무실로 가져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관련 법에 따르면 매장문화재 발견 시 현장 상태를 변경하지 말고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1·2심은 A씨가 매장문화재일 수 있다는 점을 알고서도 벽돌을 사무실로 옮겼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문화재 연구를 위한 것이고 A씨가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선고를 유예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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