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여개 고객사 탄소배출량 측정…ESG 기준 충족하면 금리 우대

KB금융그룹의 ESG 경영
KB금융그룹은 올해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실제 사업에 구현하는 등 본격적인 ESG 경영에 나섰다. 글로벌 탄소배출량 측정 표준에 따라 투자·대출 등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이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추진하겠다는 게 KB금융의 목표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

KB금융은 지난달 24일 ESG위원회를 열고 탄소 중립 중장기 추진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선언했다. 친환경 기업을 육성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파리기후협약의 적극적인 이행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KB금융은 이 같은 중장기 전략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2676만t)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KB증권 등 계열사의 대출·투자로 인해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뜻한다. 글로벌 탄소배출량 측정 표준인 탄소회계금융협의체(PCAF)에 따라 KB금융 고객사인 3500개 기업의 배출량을 측정했다. 세계에서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공개한 금융사는 네덜란드 은행인 ABN암로 등 36개사에 불과하다.

KB금융은 과학적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따라 ‘2.0℃ 시나리오’ 기반의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 감축 목표도 수립했다. 2030년까지 33.3%, 2040년 61.0%,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1.5℃ 시나리오’에 맞춰 2040년까지 ‘0’에 맞출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전 세계 금융기관의 자발적 협약인 ‘적도원칙’에 지난 2월 가입하기도 했다. 환경 파괴 등 위험이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ESG 기준 충족하면 금리 우대

ESG 관련 상품도 잇달아 내놨다. 지난 4월 출시한 ‘KB 그린웨이브 ESG 우수기업대출’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이 정한 ESG 평가 기준을 충족하면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깎아주는 기업대출상품으로 지원 한도는 1조원이다.

지난 5월에는 예금·신탁·카드로 구성된 ‘KB 그린웨이브 1.5℃ 금융상품 패키지’를 선보였다.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거치식이며,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금액을 예치할 수 있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상품 가입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배출 감축 활동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예컨대 정기예금의 경우 고객이 가입한 정기예금 1좌당 2000원씩 최대 1억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미래세대의 육성’도 KB금융이 선도하는 ESG활동이다. 돌봄교실과 유치원 신설 지원을 통해 초·중등학교의 ‘돌봄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2018년 교육부와 전국의 초등돌봄교실 및 국·공립 병설유치원의 신·증설을 지원하기 위해 총 750억원(연 150억원×5년)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1년 4월까지 총 995개 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 1113실, 병설유치원 540실이 신·증설됐으며, 수혜 아동만 약 3만3000명에 달한다. 2022년까지 약 2500개의 교실이 신규로 조성돼 총 5만여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