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스타트업, 상반기 역대급 자본유치…"닷컴버블 2.0"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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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타트업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2924억달러(약334조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대규모 벤처투자 소식에 2000년 전후 닷컴버블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CNBC는 13일(현지시간) CB인사이트 자료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전세계 스타트업에 쏠린 뭉칫돈이 2924억달러에 달해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금 규모가 3026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한번에 1억달러 이상을 조달한 '메가 라운드(mega round)' 거래 건수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751건을 기록했다. 작년에 총 665건 이뤄진 메가 라운드 투자 건수를 이미 압도한 수치다.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으로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249개를 돌파했다. CNBC는 "지난해 동기간 유니콘 기업 수의 2배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닷컴버블 2.0'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닷컴버블이란 1990년대 들어 인터넷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주가가 급상승했던 거품경제 현상을 일컫는다. 영국 벤처캐피털 혹스턴벤처스의 후세인 칸지 파트너는 "작금의 상황은 1999년을 떠올리게 한다"며 "기업 이름에 닷컴만 붙여도 공모주가가 급등했던 시절이었다"고 지적했다.최근 5년새 아마존, 구글 등 나스닥의 대형 기술주도 주가가 3배가까이 급등했다. CNBC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프라이빗 영역의 테크기업들의 고밸류에이션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미국 결제업체 스트라이프의 기업가치가 올해 3월 기준 950억달러에 달한 게 대표적이다. CNBC는 "이는 신생 스타트업들이 기업공개를 하지 않고 프라이빗 사업을 하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헤지펀드 운용사 타이거글로벌,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전세계 테크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큰손이다. 이들이 굴리는 운용펀드 자체가 워낙 커서 한번 자금을 쏠 때마다 그 투자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인 오픈페이드의 최고경영자(CEO) 이안나 디미트로바는 "투자자들로부터 '당신은 너무 적은 자금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1억달러 이상으로만 투자한다'는 말을 듣곤 했다"며 "저금리 환경때문에 엄청난 양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가 위험한 벤처베팅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CNBC는 13일(현지시간) CB인사이트 자료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전세계 스타트업에 쏠린 뭉칫돈이 2924억달러에 달해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금 규모가 3026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한번에 1억달러 이상을 조달한 '메가 라운드(mega round)' 거래 건수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751건을 기록했다. 작년에 총 665건 이뤄진 메가 라운드 투자 건수를 이미 압도한 수치다.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으로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249개를 돌파했다. CNBC는 "지난해 동기간 유니콘 기업 수의 2배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닷컴버블 2.0'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닷컴버블이란 1990년대 들어 인터넷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주가가 급상승했던 거품경제 현상을 일컫는다. 영국 벤처캐피털 혹스턴벤처스의 후세인 칸지 파트너는 "작금의 상황은 1999년을 떠올리게 한다"며 "기업 이름에 닷컴만 붙여도 공모주가가 급등했던 시절이었다"고 지적했다.최근 5년새 아마존, 구글 등 나스닥의 대형 기술주도 주가가 3배가까이 급등했다. CNBC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프라이빗 영역의 테크기업들의 고밸류에이션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미국 결제업체 스트라이프의 기업가치가 올해 3월 기준 950억달러에 달한 게 대표적이다. CNBC는 "이는 신생 스타트업들이 기업공개를 하지 않고 프라이빗 사업을 하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헤지펀드 운용사 타이거글로벌,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전세계 테크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큰손이다. 이들이 굴리는 운용펀드 자체가 워낙 커서 한번 자금을 쏠 때마다 그 투자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인 오픈페이드의 최고경영자(CEO) 이안나 디미트로바는 "투자자들로부터 '당신은 너무 적은 자금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1억달러 이상으로만 투자한다'는 말을 듣곤 했다"며 "저금리 환경때문에 엄청난 양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가 위험한 벤처베팅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