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이끈 변화의 중심에는 '선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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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 선관위 주무관의 신간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폭염의 더운 날씨처럼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두 번의 중요한 선거가 치러진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그것이다.
1948년 5월 10일 처음 실시된 이래 선거는 우리 현대사에서 권력을 쥐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었다. 때로는 독재자의 권력 유지에 악용된 수단이기도 했고, 때로는 민주주의를 열망한 이들의 최후 무기이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 김현성 주무관은 신간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로 지금까지 50차례가량의 선거가 나라 운명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돌아본다.
분단을 앞두고 실시된 최초의 선거부터 '닭죽 사건·피아노표·샌드위치표' 등 기상천외한 부정행위들이 상징하는 어두운 시대의 선거, 치열하게 전개된 민주화 시기의 선거와 빠르게 바뀌는 세상을 반영한 21세기의 선거가 우리 정치사에 펼쳐온 순간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사는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의 연속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광복과 치열한 이념 대립, 혼란 와중에 탄생한 정부, 독재와 쿠데타로 점철된 암흑 시절, 이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과 민주주의 부활까지 역동적인 드라마가 숨 가쁘게 전개됐다.
저자는 "이 모든 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한다"며 "그것은 우리 현대사를 수놓은 정치적 격변들이 그 직전에 치러진 선거에서 이미 예고됐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선거는 다른 선거, 다른 사건과 연관되면서 큰 흐름을 만들어내곤 했다는 것. 각 선거에서 비롯된 결과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돼 정국은 물론 평범한 이들의 삶을 뒤흔들었다.
예컨대 19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자, 영구 집권을 노리던 이승만 대통령은 부정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훗날 '3·15 부정선거'로 불린 제4대 대통령 선거가 그렇게 실시됐지만, 과도한 불법 선거를 보다 못한 학생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역사의 흐름을 뒤바꿨다.
바로 4·19 혁명이다.
서슬 퍼런 유신 체제에서 실시된 1978년 제10대 총선에선 야당이 처음으로 여당을 앞서며 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불살랐다.
정치적 부담을 느낀 박정희 정권은 국면 전환을 위해 전례없는 폭압 통치를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타난 권력층 내부 갈등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10·26 사태로 이어지며 18년 동안의 박정희 시대를 종식시켰다.
책은 이처럼 선거가 만들어낸 우리 정치사의 거시적 흐름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나간다.
선거판을 뿌리 깊게 지배해온 색깔론과 지역감정이 어느 선거부터 어떻게 시작됐는지, 어떤 후보는 당시 '대세'였음에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반면에 어떤 후보는 다크호스처럼 등장해 어떻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는지 등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
또한 흑백 인쇄물이 전부였던 시절의 선거 안내문부터 구호와 표어, 1950~1960년대의 투표소 풍경, 한자와 세로쓰기의 추억이 담긴 투표지, 대나무와 탄피를 비롯한 옛 시절의 기표용구, 당시 상황을 알려주는 신문기사 등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 선거제도는 드라마틱한 한국 정치사의 굴곡을 직접 주조했고, 그 가운데 나타난 결정적 국면이 선거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했다"면서 "한마디로 선거는 우리 현대 정치사의 줄기와 가지를 엮어왔다.
선거와 정치, 선거와 민주주의, 선거와 역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며 반전해왔다"고 들려준다.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선거 용어 사전'과 '투표함 변천사'도 각각 실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웅진지식하우스. 460쪽. 1만7천원. /연합뉴스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폭염의 더운 날씨처럼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두 번의 중요한 선거가 치러진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그것이다.
1948년 5월 10일 처음 실시된 이래 선거는 우리 현대사에서 권력을 쥐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었다. 때로는 독재자의 권력 유지에 악용된 수단이기도 했고, 때로는 민주주의를 열망한 이들의 최후 무기이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 김현성 주무관은 신간 '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로 지금까지 50차례가량의 선거가 나라 운명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돌아본다.
분단을 앞두고 실시된 최초의 선거부터 '닭죽 사건·피아노표·샌드위치표' 등 기상천외한 부정행위들이 상징하는 어두운 시대의 선거, 치열하게 전개된 민주화 시기의 선거와 빠르게 바뀌는 세상을 반영한 21세기의 선거가 우리 정치사에 펼쳐온 순간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사는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의 연속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광복과 치열한 이념 대립, 혼란 와중에 탄생한 정부, 독재와 쿠데타로 점철된 암흑 시절, 이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과 민주주의 부활까지 역동적인 드라마가 숨 가쁘게 전개됐다.
저자는 "이 모든 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한다"며 "그것은 우리 현대사를 수놓은 정치적 격변들이 그 직전에 치러진 선거에서 이미 예고됐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선거는 다른 선거, 다른 사건과 연관되면서 큰 흐름을 만들어내곤 했다는 것. 각 선거에서 비롯된 결과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돼 정국은 물론 평범한 이들의 삶을 뒤흔들었다.
예컨대 19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자, 영구 집권을 노리던 이승만 대통령은 부정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훗날 '3·15 부정선거'로 불린 제4대 대통령 선거가 그렇게 실시됐지만, 과도한 불법 선거를 보다 못한 학생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역사의 흐름을 뒤바꿨다.
바로 4·19 혁명이다.
서슬 퍼런 유신 체제에서 실시된 1978년 제10대 총선에선 야당이 처음으로 여당을 앞서며 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불살랐다.
정치적 부담을 느낀 박정희 정권은 국면 전환을 위해 전례없는 폭압 통치를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타난 권력층 내부 갈등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10·26 사태로 이어지며 18년 동안의 박정희 시대를 종식시켰다.
책은 이처럼 선거가 만들어낸 우리 정치사의 거시적 흐름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나간다.
선거판을 뿌리 깊게 지배해온 색깔론과 지역감정이 어느 선거부터 어떻게 시작됐는지, 어떤 후보는 당시 '대세'였음에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반면에 어떤 후보는 다크호스처럼 등장해 어떻게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는지 등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
또한 흑백 인쇄물이 전부였던 시절의 선거 안내문부터 구호와 표어, 1950~1960년대의 투표소 풍경, 한자와 세로쓰기의 추억이 담긴 투표지, 대나무와 탄피를 비롯한 옛 시절의 기표용구, 당시 상황을 알려주는 신문기사 등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 선거제도는 드라마틱한 한국 정치사의 굴곡을 직접 주조했고, 그 가운데 나타난 결정적 국면이 선거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했다"면서 "한마디로 선거는 우리 현대 정치사의 줄기와 가지를 엮어왔다.
선거와 정치, 선거와 민주주의, 선거와 역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며 반전해왔다"고 들려준다.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선거 용어 사전'과 '투표함 변천사'도 각각 실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웅진지식하우스. 460쪽. 1만7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