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질주한 증권사 신용도…하반기 전망은 '글쎄'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7월14일(18: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증권사들의 신용도 상향 추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다. 호실적에 대한 기저효과와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 등이 맞물려서다.한국기업평가는 14일 올 하반기 증권사들의 신용도를 예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하반기 증권사 전반의 관찰 요인으로 호실적 유지 여부와 자본완충력 저하 수준을 꼽았다.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는 증시 거래 규모 급증에 따른 위탁매매 수지 개선과 금융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상품 운용수지 개선이 주도하고 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투자가 정체되고 위험인수 축소로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 등으로 자산관리 부문도 역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탁매매와 상품 운용 부문은 주가, 증시 거래 규모, 시장금리 등 금융변수에 민감해 실적 호황 지속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올 하반기 이후 실적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 4분기 중 대규모 자산손상 인식 가능성, 소송 관련 충당금 부담 등 비경상 비용 부담 발생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비우호적인 환경을 극복하고 유상증자 등으로 확충된 자본을 활용하기 위해 위험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점쳐졌다.

안 연구원은 "종합 IB의 경우 일반 증권사에 비해 자본완충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워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추세가 유지되는 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IB는 2017년 초대형 IB 지정 이후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자본완충력이 저하됐다. 지난해 1분기엔 코로나19 확산 관련 파생결합증권 운용과 유동화 우발채무 관련 영업실적·유동성 대응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신용도 하방 압력도 가중됐다.물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을 통한 이익 유보 확대, 이동제한에 따른 해외투자 위축 등으로 잠재 재무부담 요인이 완화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초대형 IB의 위험 수준 대비 자본 버퍼(완충지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실물 투자자산의 부실화 가능성과 위험 투자 재개 가능성을 고려해 향후 신용도에 반영할 방침이다.

한편 올 상반기 증권사 정기 평가에선 BNK투자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상향조정 됐다. 5곳 모두 자기자본 규모 1조원 안팎의 중소형 증권사다. 호실적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덕분에 신용도가 올랐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