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1차유행 이후 첫 400명대…이러다 단계 올려도 못막아

일부 지자체 병상 가동률 70%대…병상·생활치료센터 확보 촉각
'3단계 버금가는 방역'…거리두기 2단계 이어 추가 상향도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비수도권으로도 빠른 속도로 확산해 전국 지자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로 높여도 단기간에 확산세를 차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병상 및 생활치료센터 부족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속속 나서고 있다.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인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핀셋 방역', '3단계에 버금가는 방역조치'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세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자체와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지역발생 1천555명 중 비수도권이 457명으로 29.4%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가 4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초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부산에서는 최근 클럽,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했다. 부산시는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했다가 확진자 증가에 일주일 만에 2단계로 강화했다.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자 하루 만에 3단계에 버금가는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유흥시설의 오후 10시 이후 야간 영업을 중지하고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도 기존 8인에서 4인으로 줄인 상태다. 방역 수칙 강화에도 최근 이틀 새 하루 6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아직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유흥주점 연쇄감염을 포함해 직장, 병원, 학교 등으로 확진자가 퍼지는 형국이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의 절반에 가까운 46.5%가 아직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20∼39세로 나타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젊은 연령층 확진자의 경우 동선이 복잡해 조사 지점이 늘어남에 따라 역학조사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어 인력이나 인건비 지원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는 확진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거리두기 상향 등 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해 유흥주점과 창원·진주지역 음식점 등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 기존 확진자와 접촉으로 인한 산발 감염이 확산하면서 하루 80명대 후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13일 하루에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남 역대 최대치인 89명이 확진됐고, 14일에도 88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파 속도가 가파르다.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 우려도 나온다.
경남에서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마산의료원을 비롯해 6개 의료기관이 보유한 322병상과 사천·양산 생활치료센터 522병상을 합쳐 모두 844병상을 운영 중이다.

14일 오후 기준으로 585병상이 사용 중으로 70% 정도 가동률을 보인다.

앞으로 확진자가 하루 80명을 계속 넘길 경우 병상 부족을 겪을 전망이다.

경남도는 추가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마산의료원 전체 병상을 소개해 110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생활치료센터 추가 운영을 검토 중이다.

경남도는 유흥시설 특별방역 대책으로 종사자 선제검사를 2주에 1차례 실시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하고, 코로나19 음성 확인자만 종사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도 더 강화하기로 했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와 의심환자에 대해 1인실 격리조치를 의무화한다.

대전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덕구 요양원에서 격리 중인 이용자 4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14일 60명이 확진됐다.

사적 모임 인원을 8명으로 제한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8일 이후 대전에서는 총 266명이 확진됐다.

하루 38명꼴이다.

새 거리두기 기준만 놓고 보면 이미 3단계(인구 10만명당 2명 이상·대전 경우 30명)에 해당한다.

시는 14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사적 모임 인원을 4명까지만 허용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인 모임 혜택도 중단했다.

시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격상된 거리두기 시행을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시는 쏟아지는 확진자들을 충청권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보내 치료를 돕고 있다.

감염병 전담 병원 내에 150여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구는 헬스장 및 주점발 감염 확산 등으로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가 50명대를 기록했다.

14일 하루 확진자 51명 가운데 24명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수성구 범어동 헬스장 관련이다.

지난 11일 회원 1명이 감염경로 불상으로 확진돼 이용자를 상대로 추가 검사한 결과 회원과 회원 가족 등에서 확진자가 잇달아 나왔다.

누계는 대구에서만 50명이고 타지역 이관자까지 포함하면 53명이다.

중구 소재 A, B 주점 관련으로도 각각 2명, 1명의 확진자가 더 나왔다.

누계는 42명과 24명이다.

대구시는 특히 최근 확진자가 잇달아 나온 유흥시설과 주류 취급 일반음식점에 강화된 2단계를 적용해 '핀셋 방역'을 한다.

유흥종사자에 대한 PCR검사 주기를 2주 1회에서 주 1회로 단축하고 유흥시설, 콜라텍·무도장, 홀덤펍 및 홀덤게임장,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운영시간을 2단계 기준(24시)보다 강화해 23시까지로 제한했다.

채홍호 행정부시장은 "델타변이바이러스도 마스크 착용이 가장 효과적인 방역대책이다"며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린 데 이어 이날부터 세종·전북·전남·경북을 제외한 비수도권 10개 시도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김선호 황봉규 김준호 류성무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