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설' 리영길, 北 국방상 임명 가능성

북한 신임 국방상으로 추정되는 리영길. 사진은 사회안전성 군복을 입은 리영길(좌)과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 참배를 위해 금수산태양궁전에 도열한 리영길(우측 붉은 원). 조선중앙TV 화면을 보면 참배 당시 리영길이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사이에 인민군복을 입고 서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북한 국방상에 리영길 전 사회안전상이 임명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리영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군 요직에서 임명과 해임이 여러 차례 반복되며 ‘숙청설’이 제기돼왔던 인물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리영길의 동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사망일 참배 동향을 보고 정부도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며 “리영길이 사회안전군 녹색 견장 대신 군 견장인 적색 견장을 달고 와 2열에 도열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김일성 27주기를 맞아 김정은과 당 고위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리영길이 통상 국방상이 서있는 곳에 도열해 있었다는 설명이다. 참배 당시 리영길은 종전에 김정관 국방상이 서 있었던 둘째 줄의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사이에 자리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고위 간부들의 태업을 질타한 뒤 국방상을 김정관에서 리영길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했고, 서열 2위이던 박정천 군 총참모장의 계급을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했다.

리영길은 김정은 집권 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김정은 집권 해인 2012년 12월 상장(별 3개)에 진급한 뒤 이듬해 대장을 달고 한국의 합동참모의장에 해당하는 군 총참모장에 취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16년 2월 돌연 총참모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정보 당국은 리영길이 처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영길은 2018년 다시 총참모장으로 복귀했지만 다시 해임됐다. 공식 석상에도 1년 넘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1년여만에 지난 1월 노동당 정치국 위원이자 사회안전상으로 임명된 사실이 공개됐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