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델타 변이 진정되고 경제회복하면 연내 금리인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진정되고 경제가 원활히 돌아간다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금융 불균형 누적 해소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지만, 그렇다고 연내에 무조건 올리겠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연내 금리 인상 발언 여러 번 했는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때문에 그 시기가 변경될 수도 있나.

람다 변이도 발생하고, 확진자도 계속 늘어나는데.
▲ 방역 대책, 백신 접종 확대 계획이 이행되면서 확산세가 진정되고 정부의 추경 효과가 더해지면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백신 접종이 늘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소비도 회복되고, 경제 활동이 원활히 돌아간다면 금리 인상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는데, 코로나가 이렇게만 전개된다면 연내 인상할 수 있지 않겠냐고 본다.

-- 지금처럼 코로나19 확진자 1천명 넘고, 확산세가 꺾이지 않더라도 때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할 수 있나. ▲ 확진자 수만으로 인상 여부를 따질 수 없다.

기준금리 인상에 시간표를 정해두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고 보는데, 정말 이런 판단에 부합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 -- 올해 4% 성장률 전망을 고려했을 때 연내 금리 인상 발언은 유효한가.

▲ '4%'라는 숫자 하나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이 정도로 성장하고 경기 내용도 좋고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 금리 정상화한다는 말이다.

--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접종 차질이 실물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함에 따라 일차적으로 소비 회복세가 주춤할 수 있다.

하지만 결론만 말하면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한 4%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본다.

불확실성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방역 조치 효과가 나타난다면 코로나19 4차 확산이 성장률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한다.

경제 주체의 학습 효과와 견조한 수출 흐름, 정부에서 추진 중인 경기 활성화 대책도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보다는 웃돌 텐데, 조금 낮아지더라도 2% 내외 흐름을 보일 것이다.

-- 전 국민 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
= 한국은행 총재로서 경제적 측면에서 의견을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이 지원금도 결국 재원이 한정돼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 피해는 없고 오히려 자산을 축적한 계층도 있다.

게다가 앞으로도 재원이 얼마나 추가로 소요될지 가늠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피해를 본 계층에 중점 지원하는 것이 설득력 있다.

--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취약 부문의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정책 지원은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원 방식은 타깃팅이 가능한, 집중 지원이 가능한, 또 효과도 빠른 재정 정책이 맞는다고 본다.

-- 금융중개 지원 대출 등 취약 계층 지원 방안 확대 계획은.
▲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에 소상공인 지원 대출 제도,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 제도 등을 운용하고 있다.

피해 기업 지원은 한도 13조원 중 12조6천억원이 소진됐고, 소상공인 지원도 한도 3조원 중 2조원을 썼다.

상황을 점검해서 이런 대출 제도의 연장이나 피해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

-- 홍남기 부총리에 이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값 고점론을 언급했다.

현재 집값을 어떻게 보시나.

▲ 여러 방법을 통해 집값을 평가한 결과,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임대료 기준이나 과거의 장기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도 수도권 지역 주택가격은 상당히 높다.

우리가 문제 삼는 건 이런 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결됐다는 점이다. 차입에 따른 자산 투자가 상당히 높은 점은 다른 나라와 대비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