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요기요 인수, 어피너티·GS리테일 컨소시엄 유력

[마켓인사이트]
≪이 기사는 07월15일(14: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요기요 광고 / 사진=요기요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GS리테일·퍼미라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국내 2위 배달업체 요기요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1위 배달의민족과 신흥강자 쿠팡이츠 사이에 낀 탓에 매각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요기요가 무사히 새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최대주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요기요 지분 100%를 어피너티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고 단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실무는 모건스탠리에서 맡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 국내 1위 온라인 채용플랫폼 잡코리아 등 소비재와 정보기술(IT) 분야에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는 어피너티는 기존 포트폴리오와 요기요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GS25 등을 운영하고 있는 GS리테일은 최근 편의점·슈퍼마켓 전용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을 내놓는 등 배달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다만 요기요가 DH가 인수한 배달의민족에 비해 IT 및 물류시스템이 낙후되어 있고 쿠팡이츠와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가격도 당초 시장의 예상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어피너티가 GS리테일을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인 것이 요기요 인수전의 '신의 한 수'라는게 IB업계의 평가다. GS리테일은 최근 GS홈쇼핑을 흡수 합병한 ‘통합 GS리테일’법인을 출범시켰다. 통합 법인은 편의점, 슈퍼마켓 등 온오프라인 등 리테일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GS리테일은 자사 플랫폼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1~2시간 내 즉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배달 전용 앱 '우딜'을 런칭하고,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러나 부릉 만으로는 GS리테일의 전체 배송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의 배달 서비스까지 활용하면 배송 서비스 부문을 추가로 강화할 수 있어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GS리테일은 앞서 향후 5년간 디지털 커머스,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의 영역에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요기요 매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1차 시한인 8월 2일은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르면 내달 중에는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측간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된 만큼 공정위도 조만간 일정 기간에 한해 매각 시한을 연장해 줄 것으로 보인다. 독일 DH는 지난 12일 공정위에 요기요 매각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몸값은 당초 기대치였던 2조원에는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DH와 어피너티는 구주와 신주 금액을 포함해 약 1조원대 초반 수준에서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는 인수 후 상당한 투자 비용이 들어갈것으로 예상돼 요기요 '자체 몸값'은 5000억원 안팎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요기요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2019년 12월 독일 DH가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면서다. 독과점 해소를 위해 팔아야 한다는 공정위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2조원 규모에 달하는 ‘핫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내세워 점유율을 크게 높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요기요는 이미 쿠팡이츠에 2위 자리를 내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시간이 갈수록 요기요의 인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후보자들도 거래에서 발을 뺐다. 초반만 해도 신세계 SSG닷컴 등 국내 유통 대기업과 다수의 PEF들이 뛰어들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차갑게 인기가 식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인수자가 인수 후에도 매각자와 계속 경쟁을 해야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높은 가격이 형성되기는 어려웠다"며 "다만 지난 1년새 요기요는 점유율이 계속 하락해왔고, 배달 이커머스 시장 구도도 어느정도 형성된 터라 요기요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