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는 아직…"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걸린 이색 플래카드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한국선수단 거주동에 응원 플래카드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이 남아있습니다"
교민 "도쿄 한복판에 극일 상징 문구 흥미롭다" 반응
15일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 거주동에 걸린 응원문구 도쿄=정영효 특파원
개막을 8일 앞둔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군선이 남아있사옵니다'라는 문장으로 유명한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패러디한 응원문구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도쿄 주오구 하루미의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거주동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응원 플래카드가 걸렸다. 전날까지만해도 한국 선수단이 거주하는 동에는 태극기와 '팀 코리아(Team Korea)'라는 플래카드만 내걸려 있었다.
도쿄 주오구 가치도키역쪽에서 본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 거주동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군선이 남아있사옵니다'는 이순신 장군이 1597년 9월7일 명량해전을 앞두고 조정에 보낸 장계의 일부다.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의 지형을 이용해 12척의 군선으로 133척의 왜적함대를 격파한 명량해전은 세계 4대 해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치욕의 역사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응원문구가 도쿄 시내 한복판에 등장한 것이다. 응원문구를 작성한 주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루미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극일의 상징과도 같은 문구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정면에 자랑스럽게 걸린 것이 무척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하루미지역 남단 44만㎡에 21개동으로 건설됐다. 지난 13일 개촌해 오는 23일 개막 직전부터 선수단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올림픽 폐막 후에는 일반인들에게 분양된다.
도쿄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촌 선수단의 출입을 철저히 막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주부터 현재 선수촌 주변의 도로와 교량은 물론 샛길까지 봉쇄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도쿄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촌 선수단의 출입을 철저히 막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주부터 현재 선수촌 주변의 도로와 교량은 물론 샛길까지 봉쇄하고 있다. 또 오사카와 효고 등 다른 지역의 경찰병력까지 소집해 이 지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