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말하기 대상 수상자 "韓서 배운 것, 고향에도 전하고파"

"원고만 수백 번을 고쳤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죠. 노력이 좋은 열매를 맺게 돼 기쁩니다.

"
15일 열린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아훈버버예바 아지마혼(20) 씨는 올해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에 입학한 '21학번 새내기'이다.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에서 온 아지마혼 씨는 "참가자 모두 발음도 좋고, 메시지도 훌륭해서 수상을 기대도 안 했다"면서도 "일단 도전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열정을 다 쏟았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먼저 한국어 공부를 하던 친오빠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아지마혼 씨 역시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13살부터 매일 같이 한국어 공부를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게 쌓였다고 한다. 모국어와 문법 체계도, 발음 구조도 다른 점이 많았기에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그는 언어 습득의 최선은 결국 반복 학습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원어민과 비슷한 발음과 문장력을 구사하고 싶어서 입에 젓가락을 물고 책 한 권을 달달 읽었다"며 "고통스럽고 지루해도 끝까지 통째로 낭독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에서 한국어로 된 강연 영상을 자주 들었다"며 "대화할 때도 상대방이 어떻게 말하는지 집중해서 지켜보니 어느 순간 귀가 트였다"고 고백했다.

7년 가까이 이어진 노력의 결과는 이날 대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너와 나는 달라. 하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주제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웅변한 그에게 심사위원들은 최고점을 줬다. 아즈마혼 씨는 내용의 참신성과 구성, 정확한 발음과 문법, 전달력 등 대부분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초고를 낸 이후 수십 번은 족히 고쳤을 것"이라며 "청자의 관심을 끌도록 흥미로운 예시와 비유를 문장 곳곳에 넣고, 필요 없는 부분을 과감히 쳐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물론이고, 학교 선배님과 교수님 등 주변 사람에게 원고를 보여주고 조언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엄지와 검지 등 다섯 손가락의 모양은 모두 다르지만 다 같이 모여야 비로소 한 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온 비결이다.

그는 "오늘 축사를 해주신 30년 차 기자 분도 '여전히 글 쓰는 건 어렵다'고 하시지 않았냐"며 "수십 번 탈고해도 다듬을 부분이 계속 보이니 정말 맞는 말 같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타지에서 최선을 다해 학업에 매진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안고 고향으로 돌아가 학교를 세우겠다는 인생의 목표 때문이다.

"지금 제가 한국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다 교육 덕분이에요.

모든 이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배움이라고 믿습니다.

고향의 아이들이 큰 꿈을 품고 언젠가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