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노벨상 작가 알렉시예비치, 항공화물 '폭발물' 소동

"독일-폴란드 항공편 타려다 '짐에 폭탄 있다' 신고로 탑승 못 해"
야권 운동가로 활동해온 벨라루스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4일(현재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폴란드로 출국하려 했으나 그녀의 짐에 폭발물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201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시예비치(73)는 전날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축(59)을 만나기 위해 폴란드 남서부 도시 브로츠와프로 가는 항공기 탑승하려 했으나 거부됐다.

토카르축은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렉시예비치가 자정까지 브로츠와프로 오기로 돼 있었으나 늦은 밤에 그가 베를린 공항에서 억류된 것을 알았다"면서 "그녀의 짐에 폭탄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알렉시예비치의 짐을 검색한 결과 아무런 위험 물품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시예비치는 결국 비행기를 놓쳐 자동차를 이용해 브로츠와프로 이동해야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알렉시예비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가능케 한 지난해 8월 대선 부정에 항의하는 야권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저항 시위를 주도하던 야권 조정위원회 간부라는 이유로 수사당국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시위 주모자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 거세지던 지난해 9월 독일로 몸을 피했다.

26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6) 대통령은 대규모 저항 시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취임을 강행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벨라루스 당국은 지난 5월 역시 저항 시위에 관여한 자국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아일랜드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켜 국제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