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날' 행사라더니…플라스틱컵에 커피 만들어 따라줘"
입력
수정
최근 3년5개월 간 플라스틱 민원 1만1000여건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생활 플라스틱 저감과 관련한 국민의 불편사항을 살펴보고 해소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달 30일까지 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 의견을 듣는다고 16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포장 배달문화가 확산되면서 1회용 플라스틱 등 생활폐기물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증하고 있다. 전년 대비 택배는 19.8%, 음식배달은 75.1% 증가하면서 폐플라스틱은 14.6%, 폐비닐은 11%늘었다. 생활폐기물 중 플라스틱 발생량은 2009년 188만 톤에서 2018년 323만 톤으로 70% 이상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플라스틱 저감과 재활용 대책을 수립해 플라스틱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생활 속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최근 3년 5개월(2018.1. ~ 2021.5.) 간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플라스틱’ 관련 민원은 1만1000여 건으로 이전 3년에 비해 약 2.3배 증가했다. 주요 민원으로는 1회용품 규제문의·신고, 환경오염행위(무단투기·불법소각) 단속 요구, 재활용 가능 자원 분리배출·수거 관련 문의 및 불편 호소였다.
매장에서 마시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1회용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담아준다거나, 마트 가서 장만 봐오더라도 비닐, 플라스틱, 종이 포장용기가 넘쳐난다는 등 내용이었다.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텀블러를 가져오면 커피 무료제공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만들어서 그걸 텀블러에 따라줘 한켠에 플라스틱 컵이 쌓여 있다는 민원도 있었다.
분리배출·수거와 관련해서는 "분리수거에 아무리 신경을 쓴다 해도 제품 자체가 분리가 안 되게 나온다면 무슨 소용이냐. 비닐과 플라스틱에 붙은 스티커가 잘 떨어지질 않아서 손톱으로 억지로 긁어서 분리하는 건 한계가 있다. 제발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스티커까지 신경 써서 출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권익위는 이번 설문조사로 플라스틱 저감 관련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동시에 1만1000여 건의 플라스틱 관련 민원 빅데이터를 분석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탈(脫) 플라스틱 방안을 마련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