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실추정액 月 5500억이라더니…한 달 새 말 바꾼 정부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손실보상제 실시를 위한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추정액 계산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한달 전 손실추정액이 월 5500억원이라고 국회에 밝혔지만, 현재 시점 밝힌 규모는 월 2000억원이다. 국민의힘은 "주먹구구식으로 지원 예산을 산정하는게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16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5월말 "국세청·통계청의 업종별 매출액,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 관련 자료 등을 고려한 손실추정 총액이 월 5500억원 내외"라고 계산한 수치를 국회에 전달했다. 하지만 추경이 제출된 시점의 소상공인들의 손실추정액은 월 2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달만에 계산이 크게 달라진 셈이다.

추정액이 크게 바뀐것을 두고 이종배 의원측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계규모를 정부가 고의로 축소해서 왜곡한 정황"이라며 "객관적인 계산을 통해 액수를 추정하는게 아니라 정부가 자의적으로 계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산출액도 제대로 계산된 금액인지 믿을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손실추정액부터 계산하고 이에 맞춰 예산을 마련한뒤 손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한 것은 전문가와 소상공인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첫단추부터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적재적소에 제대로된 피해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또 정부는 현재까지도 손실보상을 어떻게, 누가 집행할 것인지 등의 세부기준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예산부터 통과시키고 계획을 짠다'는 선후가 바뀐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와 관련 "단계별 집행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집행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전담조직 외 지방자치단체나 지방 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다른 주체들의 참여 여부나 구체적인 기능·역할 분담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의원은 "이번 추경안에 담긴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은 지난 5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손실추정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들쭉날쭉 편차가 심한 추계로 손실보상을 한다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기망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급규모를 면밀하게 산출하여, 정부의 방역조치로 피해입은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