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볼 "괜찮다" 장조림은 "아직"…'콩고기' 어디까지 왔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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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올가홀푸드 베지볼·간장조림 체험기건강 등의 이유로 채식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콩고기'다.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한다.
베지볼 식감 고기 같지만…장조림은 '어묵 맛'
전자레인지 이용해 간편하게 조리 가능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 꾸준히 커져
대체육 구매자 2명 중 1명 "재구매 의사"
19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8년 75억원, 2019년 82억원, 2020년 10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대체육이 실제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는 '맛'에 달렸다. 과연 대체육은 실제 고기 맛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베지볼'은 고기와 흡사한 맛…장조림은 어묵 같은데?
기자는 최근 풀무원이 출시한 올가홀푸드 제품 2종을 직접 먹어봤다. 두 제품은 모두 콩고기의 일종이다.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으로 콜레스테롤이 없어 건강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고기에 토마토소스가 더해진 미트볼과 비슷한 음식인 '베지볼'의 맛은 합격점이었다. 오히려 실제 고기로 만든 미트볼보다 만족도가 높을 정도였다. 고기 비린내가 없는 데다 미트볼과 달리 힘줄이 씹히지 않아 식감도 더 좋았다.조리법은 일반 가정간편식(HMR) 조리법과 비슷하다. 끓는 물에 조리할 경우 콩고기가 담긴 파우치를 끓는 물에 넣어 4~5분간 데운 뒤 꺼내 먹으면 된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때는 파우치를 가위로 자른 뒤 2분~2분30초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된다.미각이 매우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든 끓는 물에 데워먹든 맛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터. 전자레인지 조리법이 조리 시간이 더 짧은데다가 물을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 간편하게 느껴졌다.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동안 음식물이 튀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조리 직후 전자레인지 내부를 확인해보니 소스가 튄 흔적은 전혀 없었다.
콩고기의 식감이 완전히 가공육을 따라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올가홀푸드의 또 다른 대체육 제품인 '베지 간장조림'은 장조림을 표방한 제품이지만 식감이 고기와는 완전히 달랐다. 고기보다는 어묵과 비슷한 물컹한 식감이었다.
10명 중 8명 "맛에는 불만족"…그래도 재구매율 높아
실제로 대체육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아직 맛에 대해선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8월 대체육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1000명의 소비자 패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체육 맛에 만족한다는 소비자는 22.1%에 불과했다. 다만 안전성에 만족한다는 비율과 식물성 대체육을 재구매하겠다는 비율은 각각 44.5%와 52.5%로 맛에 대한 만족도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외식업계는 대체육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원홈푸드는 지난 5월 '비욘드미트 과카몰리 샐러드' '비욘드미트 볶음고추장' '비욘드미트 궁중떡볶이'로 구성된 채식 메뉴 3종을 선보였다. 비욘드미트는 2009년 설립된 미국의 스타트업으로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식물성 대체육을 만든다. 동원F&B는 2019년부터 비욘드미트 제품을 수입해 독점 판매하고 있다.프랜차이즈 업계도 대체육 메뉴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와 퀴즈노스는 각각 식물성 고기를 재료로 한 '얼터밋'과 '플렉스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였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도 올 2월 호주 식물성 대체육 업체 '브이2푸드'와 손잡고 '플랜트 와퍼'를 출시했다. 롯데리아 역시 대체육 버거인 '미라클 버거'에 이어 네슬레의 대체육 브랜드 '스위트 어스' 패티를 사용한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를 출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건강상 이유로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식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식물성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본다"면서 "식물성 고기가 실제 고기의 맛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체들이 최대한 고기의 식감과 비슷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