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안먹어요"…김치 수입량 확 줄었다 [강진규의 농식품+]

2분기 김치 수입량 1만톤 감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치 수입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절임배추 영상이 퍼진 후 중국산 김치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지난 2분기 수입량이 전년 대비 1만톤 가량 줄었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도 이같은 중국산 김치 수입 감소에 대해 "절임배추 동영상 보도 이후 수입산 김치를 기피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6월 김치수입 급감, 2분기 수입 7년만에 최저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김치 수입량은 1만7906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만2885톤에 비해 4979톤(21.8%) 감소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2019년 6월과 비교해도 감소 폭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김치 대부분이 중국산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산 김치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김치 수입 감소는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1만8078톤이 수입돼 작년 4월보다 1376톤(7.2%)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5월엔 3168톤(13.2%) 감소한 2만1148톤이 수입됐다. 매달 수입 감소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분기 합산 수입량은 5만7131톤이었다. 지난 2015년 5만5815톤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수입 금액은 2987만9000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정부 '알몸배추 영향' 공식인정

이같은 수입 감소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하고, "지난 3월 중국 절임배추 영상 보도 이후 김치 수입량은 4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중국 절임배추 영상이란 알몸의 남성이 배추를 절이는 동영상을 뜻한다. 지난 3월 이 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며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식당에 가지 않거나, 음식점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를 아예 먹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같은 진단을 내리고 있다. 박기환 농경연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이 감소한 것은 지난 3월 중국산 절임배추 동영상 보도 이후 소비자들이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외식업소에서 제공되는 수입산 김치를 기피하는 현상 때문”이라며 "코로나 발생 영향으로 수입이 줄었던 작년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코로나 영향과 수입 김치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김치 수입은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수입 김치 이미지 "매우 부정적"

실제로 소비자들이 수입 김치를 꺼린다는 분석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2019년 김치산업실태조사에서 소비자 포커스 그룹 인터뷰 조사를 한 결과 김치를 포함해 수입산 식재료 및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소비자들이 과거 김치 파동과 매체를 통해 수입산 재료에 대한 비위생적인 내용을 많이 접하면서 위생과 안전성에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농촌진흥청의 2019년 조사 결과에서도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농식품 특성으로는 첫째로 건강(29.1%), 둘째로 안전성(27.3%)이 꼽혔다.

외식업체들은 이같은 소비자 불안을 감안해 국산김치를 쓴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100% 국산재료로 만든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에게 인증서를 부여하는 '국산김치 자율표시제' 참여 업소가 5262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증제를 운영하는 국산김치자율표시위원회 관계자는 "국산 김치를 제공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고자 외식업체의 인증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김치 수출량은 2만2000톤, 금액으론 8700만불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20.1% 증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