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우면 이직' LH직원 수사 제자리걸음…블라인드 비협조 여전

경찰 "사건 종결도 고려해야"
블라인드 로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건 관련 직장인 익명 앱(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꼬우면 이직하라'는 조롱글을 올려 논란이 된 LH 직원에 대한 수사가 4개월째 진척되지 않고 있다.

17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블라인드 미국 본사로부터 받은 일부 자료와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통신 관련 업체 2곳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작부터 난항을 겪은 이 수사는 블라인드의 비협조로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블라인드가 제공한 자료 대부분이 수사 협조가 어려운 이유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게시글 작성자를 특정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데이터에서도 게시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H 직원 고소 이후 약 4개월이 흘렀지만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진 이유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자료 분석을 마무리한 뒤 더이상 게시자를 특정할 만한 요소를 찾지 못하면 사건 종결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게시자가 특정된다 하더라도 형사 처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입건 여부의 경우 고의성 및 동기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대상인 데다 표현 수위 등을 고려하면 글 작성자를 처벌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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