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주한日공사 문대통령 관련 '부적절 발언' 신중 보도

아사히·마이니치·도쿄·산케이·교도통신, 논란된 표현 적시

일본 주요 신문은 18일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성적(性的)인 표현을 사용해 폄훼한 것이 한국에서 외교 쟁점으로 떠오른 것을 신중하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자 지면에 주한일본대사관이 한국 언론사 기자의 취재에 응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가 소마 공사에게 엄중한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아사히는 이 기사에서 한국 JTBC 방송이 일본 대사관 '고위 관계자'(소마 공사)가 지난 15일 자사 기자와의 대화 중에 '마스터베이션'(자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16일 보도했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적시했다.

그러면서 이 발언이 한일 관계를 둘러싼 대화 속에서 문 대통령이 '독씨름'(独り相撲)을 한다는 취지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이어 소마 공사의 문제 발언과 관련한 주한일본대사관의 조치와 한국 외교부가 아이보시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사실 등을 논평 없이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문 대통령과 관련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소마 공사에게 아이보시 대사가 엄중주의를 줬다면서 논란이 된 표현이 '마스터베이션'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일본에서 우익 성향으로 분류되는 산케이신문은 주한일본대사관 측이 보도된 소마 공사의 발언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지만 문 대통령 개인을 겨냥해서 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사실을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교도통신 기사를 전재해 단신으로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문제 발언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도쿄신문은 교도통신 전재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놓고 홀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소마 공사가 '마스터베이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JTBC 보도를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 기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아이보시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하고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소마 공사의 본국 소환을 요구했다는 한국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 썼다. 교도통신은 특히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일본 측이 응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소마 공사의 발언을 활용해 외교적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NHK방송은 소마 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성적인 비유를 사용한 표현이라고만 밝히고 사실관계 위주로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외교부가 소마 공사의 부적절한 발언과 관련해 아이보시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는 내용의 단신을 게재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7일 홋카이도(北海道) 방문 중 취재진에 "사안의 상세한 내용은 모르겠다"면서 "주한대사가 공사에게 엄중 주의를 줬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21일 귀국 일정으로 과테말라, 자메이카 등 중미·카리브해 지역 국가를 순방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