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오리엔트 특급 열차 살인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사람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살아있던 시간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기에 매일의 삶을 소중히 만들어 나가야 한다. 아가사 크리스티 원작 영화<오리엔트 특급 살인(Mu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에서 대륙 간 긴 여정의 특급열차 속에서 잔혹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인범을 쫓는 명탐정은 범죄의 동기를 파헤져 가면서 크게 놀라게 된다. 그것은 한 사람의 사적인 감정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악에 대한 응징이었기 때문이다. 악은 언젠가는 처절하게 죄값을 치르게 된다는 보편적 철학을 모르는 이 시대의 많은 권력자들이 봐야 할 가슴 서늘한 영화이다.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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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요약>
세계적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 분)는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호화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탑승한다. 폭설로 열차가 멈춰 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기차 안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사건과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13명의 용의자를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궁에 빠진 사건 속 진실을 찾기 위한 추리를 시작하다가 자신의 수사 역사상 가장 판단이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사건 발생의 원인이 된 존 암스트롱은 어떤 사람인가?
2년 전 유명 파일럿이던 존 암스트롱 대령과 부인 소니아는 외동딸 데이지가 밤중에 납치된 걸 알게 된다. 절박했던 부부는 납치범에게 몸값을 지불했지만 얼마 후 데이지는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 충격으로 임신한 부인을 유산으로 사망하고 남편도 뒤따라 자살하게 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다.
B. 범죄의 시작은 어디서 예고되었나?
골동품 사업가 라쳇(조니 뎁 분)은 "스트롱의 피가 묻었으니 넌 죽을 것이다"라는 불길한 협박 쪽지를 받게 된다. 그는 마침 기차에 동승한 세계적인 탐정 포와로에게 자신의 신변보호를 요청하지만 포와로는 '갱스터에게 가짜를 진품으로 팔면 각오는 했었어야죠. 전 범죄자를 가려내지 보호하진 않습니다"라며 사기꾼 사업가의 거만한 행동에 경호를 거절하게 된다.
C. 살인사건의 발생은?
폭풍과 번개가 치던 밤 눈사태로 열차는 산길에 고립되고 만다. 제설반이 도착하여 눈을 치워 길을 개통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아침 식사 시간에 골동품상 라쳇은 그의 방에서 칼에 여러 차례 찔려 시체로 발견되고 열차의 책임자인 차장은 포와로에게 범인 색출을 요청한다.
D. 포와로가 밝혀낸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는?
가차에 타고 있던 13명의 승객들은 모두 암스트롱 대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었고 대령의 비극과 몰락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하여 결국 힘을 합쳐 악인을 직접 처리하기로 했던 것이다.
@허바드 부인(미셸 파이퍼 분): 데이지의 할머니로 이번 살인 공모 사건의 총지휘자
@ 라쳇의 비서 맥퀸:암스트롱 대령 사건을 맡은 검사가 맥퀸의 아버지로, 당시 그는 쉬잔느라는 가정부를 납치범으로 몰아붙이다가 결백했던 그녀가 자살하자 검사도 궁지에 몰려 파멸하게 된다.
@드라고미로프 공작부인(주디 덴치 분): 납치당한 데이지의 대녀였다.
@ 아버스넛 의학박사: 군 복무 시 지휘관이던 암스트롱이 흑인인 자신을 의과대학에 보내주어 큰 감사와 존경을 갖고 있었다.
@ 더벤햄 부인: 데이지의 엄마와도 같았던 가정교사
@슈미트 부인: 암스트롱 집의 요리사
@라쳇의 집사: 암스트롱 대령의 당번병으로 전역 후 대령의 집에서 집사로 일함
@마르케스 자동차 회사 사장: 암스트롱의 운전병으로 그의 대출 도움으로 회사를 차려 성공하게 됨
@간호사: 데이지의 납치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옴 @하드만 교수(윌렘 대포 분):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려 자살한 쉬잔느의 애인 @열차 승무원: 쉬잔느의 오빠
@헬레나 부인: 데이지의 이모
E. 포와로의 마지막 판단은?
살해당한 사람이 법의 심판을 피해 달아난 라쳇(본명: 카세티)였고 이 사람 때문에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비참한 삶을 살고 있거나 죽었다. 그러나 악인은 법망을 피해 버젓이 활동하기에 자신들이 직접 손에 피를 묻히게 된 것이다. 살인이란 매우 나쁜 범죄이지만 죽은 사람은 그 살인을 정당화할 정도로 악인이었기에 평소 완벽한 통찰력과 명석함을 가진 포와로도 "난 판단 못하겠습니다. 당신들이 결정하세요"라며 용의자들에게 자신을 죽여 완전범죄를 만들라고 소리치자 데이지의 할머니 허바드 부인은 스스로에게 총을 쏘지만 총알이 없었다. 결국 포와로는 "옮고 그름 사이에 당신들이 있소. 정의의 저울이 기울어질 때도 있습니다. 불균형을 감당하는 법을 배워야겠지요. 이 중에 살인자는 없습니다. 상실감과 죄책감에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만 있을 뿐"이라며 사건을 덮고 열차를 떠나고 만다.
출처:네이버 영화
<에필로그>
권모술수를 통해 법꾸라지처럼 법망을 피해 버젓이 살아가던 악인을 결국 선량한 천사들의 행동하는 양심에 의해 처형당하게 된다. 억울하게 죽은 암스트롱 대령에게 진정한 도움과 보살핌을 받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일처럼 분노하고 힘을 합쳐 악을 제거한 것이다. 인간에게는 양심과 상식 그리고 사랑이 깃들어 있기에 그런 단죄가 작동한 것이다. 지금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죄를 짓는 많은 권력자들은 언젠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특히 폭풍우가 치는 밤 특별열차를 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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