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 김광현 "상대 타자만 생각했다…가족들에게 미안"

처음으로 가족이 지켜본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
21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어머니 집밥 먹으니 힘이 난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었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고 시즌 5승째를 따냈다.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김광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87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1년 반이나 미뤄졌던 가족의 야구장 방문이 처음으로 성사된 날, 김광현은 눈부신 투구로 화답했다.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광현은 가족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는 대신 되레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와서 더 잘 던져야 한다는 마음을 최대한 안 먹으려고 애썼다"며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상대 팀 타자를 더 생각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가족만 한 게 없다.

그는 "사흘 전부터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고 있는데, 역시 집밥을 먹어야 힘을 쓰는 것 같다"며 "어머니가 해주시는 김치찌개가 가장 맛있다"고 웃었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승률팀인 샌프란시스코를 2번 만나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 좋았다.

7이닝을 책임졌던 지난 6일에 이어 다시 한번 3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는 "경기 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1회에는 저번 경기와 비슷한 볼 배합으로 간 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나서 볼 배합을 바꾸자고 얘기했는데, 그게 괜찮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에 대해서는 "일단 공이 낮게 잘 들어간다"며 "실투가 나와도 낮게 들어가기 때문에 안타로 연결되더라도 장타가 안 나오는 것 같다"고 짚었다.

김광현은 마지막으로 코로나19 4차 유행이 덮친 한국의 국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안 좋아졌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