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라이트] '놀 줄 아는' 싸이, 피네이션 보이그룹이 기대되는 이유
입력
수정
[스타:라이트]SBS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를 통해 아이돌 제작자로 첫 발을 내디딘 싸이가 어떤 보이그룹을 선보일지 기대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아티스트 비춰보기 '스타+스포트라이트'
'라우드' 피네이션 라운드 시작
자유로움 속 열정과 힙함 강조
싸이 표 보이그룹 기대감 UP
최근 싸이는 '라우드'에서 JYP 수장 박진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새 아이돌 발굴 작업에 한창이다.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 피네이션을 설립한 지 약 2년 반 만이다. '새내기 제작자' 이름표를 단 그가 대형 K팝 그룹을 다수 배출해낸 박진영의 옆자리에 앉은 모습에서는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그간 가수로 활동하며 쌓아온 성과와 피네이션이 보여준 스타일 및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신뢰의 결과다. 싸이는 피네이션 설립 직후 제시, 현아, 던, 크러쉬, 헤이즈, 디아크, 페노메코, 스윙스와 잇따라 계약을 맺으며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충해왔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아티스트들의 영입 소식은 늘 화제를 모았고, 싸이 아래서 이들이 보여줄 음악색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개성파 피네이션만의 시너지는 곧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현아는 '플라워 샤워', '암 낫 쿨'로 두 차례 활동하며 여자 솔로 가수로 지닌 독보적인 존재감을 더 공고히 했다. 제시는 '눈누난나' 열풍을 일으키며 데뷔 이래 최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개인 인지도를 넘어 음악으로도 인정받는 성과를 냈다. 탄탄한 대중성을 확보하며 핫 아이콘으로 등극한 그는 '어떤X' 활동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다.퍼포먼스에 강한 던도 강점을 살려 독창적인 음악을 선보였으며, 크러쉬도 태연, 이하이, 이소라, 윤미래, 비비 등과 호흡한 앨범을 통해 고유의 감성을 잘 살려냈다는 호평을 얻었다. '음원 강자' 헤이즈는 '헤픈 우연'으로 어김없이 차트 상위권에서 롱런 중이다. 디아크와 페노메코도 피네이션 합류 후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신곡을 선보였다.이 과정에서 싸이는 작사·작곡은 물론 퍼포먼스, SNS 홍보까지 직접 팔을 걷어붙이는 대표로 정평이 났다. 귀에 쉽게 감기는 독특한 가사의 '눈누난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피네이션 소속 가수들의 곡 크레딧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아티스트가 지닌 고유의 매력과 장점을 최대로 이끌어내려는 열정적인 수장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현아는 '암 낫 쿨'로 컴백했을 당시 한 라디오에서 "대표님께서 매번 연습할 때마다 뒤에 있었다. 데뷔 15년 차라고 했는데도 그러더라. 데뷔할 때의 감정을 다시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헤이즈 역시 "싸이 대표님은 정말 아티스트 생각밖에 안 한다"며 "내 뮤직비디오를 수백 번 보고 곡을 내보내기 직전까지 모니터를 하더라.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소속사 대표이자 가요계 선배인 싸이의 열정에 감탄했다.
"꿈을 위해 땀을 흘리는 열정적인 선수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피네이션 설립 당시 싸이는 이와 같은 포부를 밝혔다.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도 스스로를 딴따라라고 소개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던 그의 자유분방함과 끼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땀에 흠뻑 젖은 채로 무대를 활보하는 모습이 매년 회자되는, 소위 '제대로 놀 줄 아는' 가수가 제작자로서는 어떤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지 궁금함이 커졌다.
그리고 '라우드'를 통해 조금씩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라우드'에서는 참가자들이 싸이의 프로듀싱 하에 팀을 이뤄 무대를 선보이는 '피네이션 라운드'가 진행됐다. 싸이는 이를 '피네이션 아이돌 미리보기 편'이라고 했다. '싸이가 만드는 아이돌은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을 한 꺼풀 벗겨내는 라운드인 만큼, 긴장감도 숨김없이 드러냈다.
싸이가 꺼내든 미션은 '힙함'을 보이라는 것. 그는 "힙함은 힙합에서 비롯된다. 힙합 기반의 팝일 경우에 K팝이 더 특별해질 확률이 높다"며 각자의 힙함을 증명해달라는 즉흥 미션을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피네이션다운 미션"이라고 입을 모았다."잘 노는 놈일수록 큰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한 싸이는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랩과 퍼포먼스에 솔직하게 반응했다. 관중석으로 가 함께 뛰며 즐기는가 하면, 마이크를 건네받아 몸소 랩을 뱉어내며 자유롭고 흥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 내면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잠재력을 꺼내기도 했다. '라우드' 첫 회에서 "피네이션에는 정답이 있지는 않다. 근데 우리는 정답을 같이 찾을 거다"고 한 그의 말이 단번에 이해되는 장면이었다.
본인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 등 섬세한 프로듀싱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척'을 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봤을 때 TV속 배우들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곡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싸이는 "어른이 되는 건 어찌 보면 연기력이 느는 것 같다. 나도 '척' 진짜 많이 한다"며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싸이의 프로듀싱을 거쳐 공개된 음악 창작조 팀들은 각자 훌륭한 시너지를 발휘,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여 박진영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이콘의 '블링 블링'을 강력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편곡한 '카운트다운' 팀은 "첫 후렴에서부터 게임 끝났다"는 칭찬을 받았고, 자작곡 '배우'로 무대를 꾸민 '베테랑' 팀은 노래에 담아낸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안전핀(땡겨)'이라는 독창적인 곡을 선보인 '서울상륙작전'은 "이 곡을 사고 싶다. 경연곡으로 두기 아깝다"는 최고의 호평을 받았다.다음 주에는 음악 창작조에 이어 K팝 조의 무대가 공개될 예정이다. 힙하고 열정적인 매력으로 가득찬 피네이션 라운드에서 또 어떤 레전드 무대가 탄생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