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주주환원+매력적인 멀티플의 만남 '월풀' [애널리스트 종목분석]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월풀은 유구한 역사의 북미 대표 가전 회사다. 1911년 설립됐고,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가 있다. 냉장고(지난해 매출 비중 31.1%), 세탁기(29.2%), 조리기(24.6%) 등을 생산한다. 매출액의 지역별 분류는 북미 57.6%, 유럽 및 중동 22.6%, 중남미 13.3%이다. 사실 월풀의 북미 시장 매출액은 삼성전자, LG전자, 중국 회사들의 공세에 2017년을 정점으로 부진했었다. 이에 월풀은 정부에 청원을 냈고, 그 결과 2018년 2월 7일부터 3년간 수입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 가드가 도입되기도 했다. 비록 제품 경쟁력은 삼성전자, LG전자에 비해 뒤쳐지고 있지만, 북미 매출 비중이 높아 미국 경제 회복의 가장 큰 수혜 기업 중 하나다.

최근 월풀의 실적을 살펴보면 오랜만에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수요가 워낙 좋아 판가 인상과 믹스 개선으로 극복 중이다. 1분기 매출액은 53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3.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억2000만달러로 전년도 2.6억달러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매출액은 30억달러로 19.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이 6억1000만달러로 98.4% 증가했다. 북미지역에서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7.9%포인트 상승한 19.9%로, 전사 영업이익률 12%를 크게 상회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고, 원재료 인플레이션을 제품믹스 개선과 판가 인상으로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월풀은 대표적으로 경기회복과 함께 업황이 좋아지는 기업이다. 회사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매출액 증가율을 기존 약 4%에서 5%로 올렸으며, 영업이익률도 9%에서 약 10%로 상향했다. 주주친화 정책도 돋보인다. 지난 11년간 연속으로 배당금을 늘리고 있고, 5년간 19%에 달하는 주식을 소각 했으며, 최근 자사주 매입 계획을 추가로 20억달러(기존 계획 잔여 금액 포함 시 24억달러, 현 시가총액의 18%)를 늘렸다. 하반기 가전 수요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도 존재 하나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 증가가 기대되고 여전히 견조한 주택착공지수, 그리고 낮은 미국의 IT 유통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현재의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

밸류에이션도 2021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9.4배로 매력적이다. 긍정적 관점의 접근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