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파병부대 위한 백신반출은 유통문제 있어 어렵다고 판단"

"백신 국외 반출과 관련해 국방부와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어"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 승조원의 82%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미처 백신을 접종하지 못해 감염 규모가 커졌다는 비판에 대해 보건당국은 유통상 문제로 백신 공급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비행기를 통해 백신을 보내야 하고, 또 백신의 유통 문제 등이 어렵다고 판단돼 백신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해외 파병 부대에 백신을 보낼 수 있는냐는 질의에는 "국제법과 관련해서는 군인에 대한 접종이기 때문에 제약사와 협의해 백신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 부분도 정확하게 비행기 운송이나 배에서의 접종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검토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는 사안으로 본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일각에서 '합동참모본부가 해외 파병 부대에 백신을 보내려고 했으나 질병청이 국외 반출이 불가하다고 반대해 계획을 접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선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그는 "국외 반출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정 청장은 청해부대가 신속 항원검사 키트가 아닌 신속 항체검사 키트를 가지고 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자가검사용으로 허가받은 항체 키트는 없는 상황"이라며 "어떤 검사키트를 보유하고 어떻게 검사했는지는 청해부대가 복귀한 뒤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

당국도 정확한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누적 확진자는 247명으로, 전체 301명의 82.1%에 해당한다.

정부는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를 보냈으며, 수송기 이·착륙과 함정 인접국 접안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승조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 현지에서 출발하게 된다.

정 청장은 승조원 복귀 후 치료와 관련해선 "확진 여부에 따라 격리와 치료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국방부와 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질병청은 유사한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방부와 지속적으로 협의·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정 청장은 "국방부와 (협의해) 유사한 상황이 남았는지, 위험 요소들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시 예방 차원의 추가조치를 보완하겠다"며 "탑승 전 예방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고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사전에 진행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 뒤 승선해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