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에 예술을 입힌다" 특수목 1위 영림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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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모지 산단에 갤러리 열어
이경호 회장이 30년 수집한
김병종·미로 등 작품 300여점
원목 무늬 살린 '우드슬랩' 생산
세계 최대 규모 전시관 개설

문화 불모지 산단에 갤러리 열어

이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문화경영위원회 초대위원장으로 활동할 만큼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기업인으로 꼽힌다. 2012년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 1억원 상당의 파이프 오르간을 모친 이름으로 제작 및 기증하는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만 50년 역사의 인천남성합창단 단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사업만 하는 사업가가 아니라 지역 사회에 문화예술을 나눌 줄 아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며 “목재 사업도 ‘목재에 예술을 입힌다’는 모토로 키워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목재에 예술 입힌 ‘우드 슬랩’에 주력
영림 생명갤러리를 나서면 또 하나의 예술 전시관이 있다. 2018년에 조성된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3600㎡)의 우드 슬랩 전시관이다. 우드 슬랩 원판을 비롯해 침대, 수납장 등 150여 종의 제품이 전시돼 있다. 우드 슬랩은 나무가 지닌 고유의 무늬와 질감을 그대로 살린 제품이다. 벼락 맞은 느티나무, 흑단, 가링 등 고급 희귀수종으로 제작한다. 전시관에 있는 우드 슬랩은 크기와 재질에 따라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제품(product)’이라기보단 ‘작품(masterpiece)’으로 불리는 까닭이다.이 회장은 2002년 일본 와세다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며 우드 슬랩을 처음 접했다. 그는 수백 년 된 나무의 무늬와 질감을 그대로 살린 ‘살아있는 자재’에 매료됐다. 이후 북미, 아프리카, 일본 등을 누비며 우드 슬랩용 원목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2007년 국내 최초로 우드 슬랩을 들여온 데 이어 충남 당진에 약 9만㎡ 규모 목재 공장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7~8년 동안 건조·표면처리 등을 거친 우드 슬랩 제품이 2018년부터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영림목재가 특수목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1980년대부터다. 플라스틱 용기 도입으로 목재 상자 수요가 줄어드는 등 사업 환경이 급변하면서다. 이후 특수목 수입 품종을 다양화하는 한편 원목 가구 및 마루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 1위 특수목 회사로 성장했다.
영림목재는 지난달 중국 안후이성에 일본, 중국 회사와 합작해 건축 면적 3만7000㎡ 규모의 물류 운송용 철제 물류박스 제조 공장을 완공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아들인 이승환 영림목재 부사장이 힘을 보태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