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정집서 10대 청소년 살해당해…유력 용의자, 母 전 연인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CCTV 설치·순찰 강화 '무용지물'
가정집 홀로 있던 10대 2인1조로 살해…유력 용의자 도주
제주 한 가정집에서 홀로 있던 10대 청소년이 40대 남성 2명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행했다. 도주 주인 주범은 사망한 청소년 어머니의 옛 연인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주의 한 가정집에서 10대 청소년이 살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명의 용의자 중 도주한 유력 용의자는 사망한 10대 어머니의 전 연인으로 알려졌으며, 어머니는 앞서 유력 용의자에게 위협을 받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A군(16)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군은 집에 혼자 있었고, 집에 귀가한 A군의 어머니 B씨가 사망한 아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인근 CCTV 확인을 통해 범행 당일 오후 3시께 2명의 남성이 해당 주택을 오간 사실을 확인해 유력 용의자로 B씨의 지인인 40대 남성 C씨(48)와 D씨(46)를 지목했다.

D씨는 19일 새벽 12시40분께 제주시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고, C씨는 도주 상태다. B씨는 C씨와 과거 연인관계로 한때 동거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최근 B씨와의 관계가 틀어진 C씨가 앙심을 품고 B씨의 아들인 A군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B씨는 이달 초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해당 주택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했지만 살인사건을 막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와 D씨는 주택 담벼락에 올라간 뒤 2층 다락방 창문을 통해 주택에 침입했고, 범행에 사용한 장갑을 주택 인근 바다에 버린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 C씨는 중간에 차에서 내려 도망간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붙잡힌 D씨는 B씨의 자택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CCTV 녹화 영상을 제시하자 뒤늦게 범행을 인정했다. 한편, 현재 도주 중인 C씨가 올해 초부터 사건 직전인 7월 초까지 B씨의 집을 수시로 찾아와 모자를 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노컷뉴스는 A군의 중학교 친구 3명의 입을 빌려 "C씨가 A군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병원에서 치료 받기도 했고, 새벽시간대 C씨가 주택에 침입해 부엌 가스 밸브를 끊고 달아난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C씨가 만취 상태로 집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A군과 B씨를 수시로 폭행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C씨를 검거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으로, 현재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C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