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폐페트병으로 섬유 만든다

친환경 폴리에스테르 생산하는
'그린섬유플랫폼' 조성에 80억 투입
대구시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등 섬유업계가 페트병을 재활용한 그린섬유산업 육성에 본격 나선다.

대구시는 페트병 재활용 그린섬유 플랫폼 조성사업이 지역균형 뉴딜사업 공모에서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재정 인센티브 30억원을 확보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대구시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시비 50억원을 포함해 총 80억원을 투입,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생산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페트병을 활용한 고순도 칩(재생원료) 확보 및 원사 생산을 위한 방사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주사업이다. 이를 통해 관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대구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기초단체 및 수거업체와 협력해 고순도 재생원료 확보와 섬유전문 연구소 중심의 제조기반 구축에 나선다. 천종관 대구시 섬유패션과 팀장은 “현재 우리가 입는 옷 네 벌 중 세 벌은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면 탄소 배출 감축은 물론 그린섬유 육성을 통해 300억원 이상의 관련 기업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나이키, 자라(ZARA) 등 글로벌 기업들은 2025년 그린섬유 사용 비중을 70~100%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 재생원료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95% 정도는 수입하고 있다. 효성과 TK케미칼 등이 페트병을 활용해 재생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TK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국내 생수업체와 연계해 페트병을 활용한 그린섬유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1%인 생산 비중을 5년 내 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준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경영전략팀장은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페트병을 분쇄한 플레이크에서 고순도 칩을 뽑고, 이를 활용해 고부가 원사를 뽑는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