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거리두기' 강화로 속초·삼척 폭증…피서객 풍선효과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4단계 격상 첫 주말이었던 지난 17~18일 전면 개장한 동해안 해수욕장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원정 피서객 숫자가 지역별로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17~18일 동해안 6개 시군 해수욕장 82곳을 방문한 입장객은 모두 9만3805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8만6749명보다 5.1% 정도 증가한 수치다.그러나 지난 주말 당시 유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현재 4단계)한 강릉지역은 오히려 피서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동해본부 통계에 따르면 해당 기간 경포해수욕장을 포함한 강릉지역 해수욕장 방문객은 4만3616명(17일 1만9329명·18일 2만4287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8431명보다 약 9.9% 감소한 수치다.

최근 젊은층 중심 확진자가 속출한 강릉시는 지난 17일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했다. 이 같은 거리두기 격상으로 피서객들이 지난해보다 강릉을 덜 찾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피서객은 강릉을 우회했을 뿐, 2단계를 유지했던 인접 동해안 시군으로 몰려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속초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2만9575명의 피서객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1만617명보다 약 178% 증가한 수치다.

삼척 역시 해당 기간 2만8912명이 지역 해수욕장에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8775명 대비 229% 늘어난 것이다. 동해 역시 이 기간 3만8487명의 피서객이 다녀가 지난해(3만4223명) 대비 12.4% 증가했다.
경포해수욕장 백사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강원도내에서는 강릉지역 3단계 격상으로 인해 수도권 등 전국 피서객들이 속초 등 인접 도시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강원도환동해본부는 "강릉지역 거리두기 격상 소식 등이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인접 동해안 시군으로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서객이 몰려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내 병상 부족 사태가 우려됐다. 도내 병상 가동률은 현재 68.8%이고, 지난 16일 문을 연 생활치료센터는 사흘 만에 39%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강원도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중환자 전담 병상 4개를 일반 병상으로 재전환하고, 속초의료원에는 30병상을 이달 말까지 추가 확보하는 등 병상 확보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병상 부족에 대비해 생활치료센터의 추가 개소도 검토 중이고 또 코로나19 진단검사도 강화한다. 보건당국은 방학 중 학생 접촉이 많은 교육 종사자는 8월 말까지, 유흥시설 등 종사자는 이달 말까지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성호 도 행정부지사는 "동해안 시군의 확진자는 지난주부터 눈에 띄게 증가하고,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도민의 50%가 접종을 마치는 8월 말까지 방역 분위기 못 잡으면 병상 부족에 따른 의료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