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법의 운동화 논란…볼트 "기능성 스파이크, 불공정해"

탄소 섬유판 이용한 운동화 개발…"세계 기록 쏟아질 것"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5·자메이카)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현역 선수들의 '기능성 스파이크' 착용에 관해 불만을 드러냈다.볼트는 19일(한국시간)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스파이크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며 "내가 선수로 뛸 땐 세계육상연맹이 새로운 스파이크를 신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능성 스파이크를 신지 않는 선수들에겐 불공정한 환경이 될 수 있다"며 연맹에 조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세계 육상계는 탄소 섬유판 등 첨단 소재를 이용한 운동화가 주목받고 있다.스포츠용품 업체들은 과거 얇은 고무 슬래브를 활용해 운동화를 제작했는데, 2016년 나이키가 탄소 섬유판을 삽입한 베이퍼플라이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트랜드가 바뀌었다.

나이키는 운동화의 밑창과 깔창 사이에 탄소 섬유판을 부착한 신기술을 내놓았는데, 이 운동화를 신은 육상 선수들이 세계기록을 쏟아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해당 운동화는 선수들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육상계에서는 첨단 기술이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수영 종목에서 나온 '전신 수영복' 논란과 다를 게 없다는 내용이다.

전신 수영복을 입은 수영선수들은 2008년에만 총 108개의 세계 기록을 세웠는데, 결국 전신 수영복은 논란 끝에 2010년에 퇴출됐다.논란이 계속되자 세계육상연맹은 지난해 2월 국제경기에 착용할 수 있는 신발 규정을 발표했다.

선수들은 밑창 두께 40㎜ 이하의 신발을 신어야 하고, 탄소 섬유판은 1장만 부착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해당 규정이 적용된다.

그러나 여전히 '기술 도핑'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는다.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기준선 안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하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일반 스파이크를 신고 세계기록을 세운 볼트로선 분통이 터질만한 상황이다.

다만 현역 선수들은 첨단 운동화가 세계 기록을 깨는 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올해 남자 100m에서 9초77이 기록을 세운 미국 대표팀 트레이본 브롬웰(26)은 "기능성 스파이크가 기록 단축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부족하다"라며 "(개인 전용 운동화를 만드는) 뉴밸런스사가 완벽한 운동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알지만, 이 운동화가 내 기록에 엄청난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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