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버스 시대 열린다…서울 상암서 10월부터 운행

서울시가 상암에 도입할 영업용 자율주행차 예시. 사진=서울시
오는 10월 서울에서 '영업용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린다. 우선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인 상암 일대를 순환하는 버스가 도입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부르면 오는 콜택시형 자율주행차도 운행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마트에서 산 물건을 집까지 배송하는 화물운송도 가능해지는 등 자율주행차의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0일 자율주행차 상용화촉진을 지원하기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고 발표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례를 만들었다"며 "이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자율주행차가 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필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례가 시행되면 대중교통처럼 시민들이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다양한 영업용 자율주행차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자율주행차 전용주차구역, 정류소 표지판, 결제시스템 같은 자율주행 핵심 인프라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자율주행차 운행 서비스는 민간에 맡긴다. 서울시는 이달 말 유상 운송 서비스를 시행할 사업자를 모집하고 사업자 선정 및 준비과정을 거쳐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포티투닷, 에스더블유엠, 언맨드솔루션 등 7~8곳의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용 자율주행차 운행 지역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된 서울 상암 일대에 우선 적용된다. 상암 DMC, 노을·하늘공원, 난지천, 한강공원 등 상암 일대 총 24개 도로 31.3㎞를 자율주행차가 누비게 된다. 그동안 일부 평가단을 대상으로 영업용 자율주행차를 운행한 사례는 있지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처럼 운행한 적은 없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말 세종시 정부청사 인근에서 시작한 자율주행 서비스는 세종시가 선발한 평가단을 대상으로 제한했다. 운행 지역도 정부세종청사 인근 약 4㎞ 구간 3개 승·하차 지점에서만 이뤄졌다.

서울시는 다양한 형태의 영업용 자율주행차를 구상하고 있다. 출·퇴근 때나 단거리 지역 이동이 필요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11인승 승합차로 상암 주요 지역을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를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앱을 통해 부르면 고객이 있는 장소에 와서 태우는 일종의 콜택시형 자율주행차도 운행된다. 시는 또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교통약자 특화 서비스를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여객운송 뿐만 아니라 가구 등 무거운 화물이나 마트에서 산 물건들을 집까지 배송하는 ‘자율차 화물운송’ 서비스까지 등장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10월에 상암에 도입될 자율주행차에는 안전을 위해 시범운전자가 동승하게 된다. 안전요원이라고 불리는 시범운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수동 운전을 하고 긴급한 상황에선 자동차 제동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영업용 자율주행차의 요금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으로, 대중교통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운행 결과에 따라 2~3년 뒤에는 시범운전자가 없는 진정한 자율주행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율주행차 운행 지역과 서비스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