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품에 돌아와 격리된 청해부대원들…87명 국방어학원 입소

국군수도병원에도 중증 포함 4명…PCR 검사 후 격리·치료 분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중 일부가 20일 경기도 이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에 도착해 격리에 들어갔다.
청해부대 34진 장병 301명은 현지에 급파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에 나눠타고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차례로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이 중 87명은 오후 6시께 5분께 버스 3대를 나눠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순찰차의 호송을 받으며 오후 7시 20분께 국방어학원으로 들어섰다.

운전기사와 부대원들 사이는 비닐 차단막이 겹겹이 쳐져 완전히 차단됐고, 기사는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 부대원들은 별도로 간격을 두지 않고 45인승 버스 좌석을 거의 가득 채운 상태였다.

일부 부대원은 대기 중인 취재진을 쳐다보고 손을 흔들기도 했으나 대부분 긴 여정에 지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부터 장병 다수가 국방어학원에 입소한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으나 현장을 찾아온 부대원들의 가족이나 지인은 없었다. 다만 해군에서 "청해부대 34진 임무 완수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이 입소한 국방어학원은 지상 4층 규모로 모두 16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다. 이곳에는 이날 오전 기준 65명이 입소해 39.9%의 가동률을 보였으나, 청해부대원 80여명이 입소함에 따라 잔여 객실 대부분이 채워졌다.

각 호실에는 TV와 냉장고, 책상, 침대 등 기본적인 생활시설이 갖춰져 있다.

부대원들은 1인 1실을 사용하며 식사로 도시락이 제공될 예정이다.

입소 기간은 기본적으로 11일이나 증세 발현 등으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다.

상주 의료진들은 하루 두 번씩 부대원들의 체온과 산소포화도 등 개인 활력도를 검사해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국방어학원 관계자는 "부대원들이 큰 불편 없이 건강하게 회복하고 퇴소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도 청해부대원 4명이 입소해 격리에 들어갔다.

이 중 1명은 폐렴 증세로 중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원들은 추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해 음성인 경우 임시생활시설, 양성인 경우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입원 치료를 할 예정이다.

해군은 장병 가족에 보낸 서신에서 "치료와 격리가 완료된 장병들은 건강 회복 프로그램, 신체검사, 예방접종 등을 실시한 후에 휴가 예정"이라며 "일정 기간 격리가 불가피함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아프리카 아덴만 해역에서 문무대왕함(4천400t급)에 승선해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34진의 귀국은 지난 15일 첫 확진자(집계일 기준) 6명이 발생한 이래 닷새 만이다.

애초 다음 달 현지에서 임무교대를 하고 오는 10월께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일정이 3개월 가까이 앞당겨졌다. 문무대왕함에서는 전체 승조원 301명 가운데 현지 PCR 검사를 통해 현재까지 총 247명(82.1%)이 확진됐고,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