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이트인 줄 알았더니…업소 1100개 등록된 '성매매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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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이트 도용한 성매매 사이트
지역별 일목요연한 정리까지
'만원 할인 이벤트' 겉보기엔 "모르겠네"

'**투어'. 사이트만 보면 다른 여행 사이트와 다르지 않다. 사이트 하단에는 국내 유명 여행 사이트 이름도 적어 놓았다. 환율, 비자, 여행자보험 등의 서비스 등도 눈길을 끈다.

'투어정보'를 클릭하면 지역별로 '오피', '휴게텔', '건마' 등 성매매를 어떤 장소에서 할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업소가 어디에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돼 있다.
업소별로 해외 유명 호텔의 사진을 도용해 섬네일을 올려놓았지만, 영업시간과 소개만 봐도 성매매 업소임을 알 수 있다. '투어정보'에 등록된 업소는 키스방, 립카페 등 유사 성행위를 포함해 1108개였다. '투어실사'에는 여성들의 노출 이미지가 버젓이 게재돼 있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성매매 업소 후기를 공유하고, 각 업소들의 '할인'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후기를 보고, 업체를 검색해 예약까지 한 번에 가능한 사이트였던 셈이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본래 '달리기 앱'을 본뜬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의 성매매 사이트가 적발돼 접근이 막히자 이번엔 여행사이트를 본떠 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SNS를 통해 바뀐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유해매체 점검단이 지난달 7일부터 18일까지 에스엔에스(SNS)와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 서비스 게시물 5만3114개를 점검한 결과, 성인용 영상물, 술·담배 대리 구매, 음주 조장 방송(일명 술방), 청소년 유해물건(리얼돌 등 성기구류) 및 유해업소 홍보, 도박, 청소년 성매매 등 불법·유해정보를 담은 게시물이 2만378개나 됐다.
지난해 발표된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는 성인남성 1500명 중 631명(42.1%)이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성구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인 남성 10명 중 4명이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남성이 최초로 성을 구매한 연령은 20세 이상이 5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5세 이상(26.8%), 30세 이상(10.3%) 순으로 나타났다. 최초 성구매 동기로는 호기심이 28.6%로 가장 많았으며, 특별한 일 전(20.4%), 회식 등 술자리 후(18.9%)가 뒤를 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