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상처는 깊다…일자리 줄고 장기실업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종식되더라도 노동 시장에 미친 타격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간한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중장기적으로 노동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분석했다.이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노동 시장에 ▲자동화 고위험군의 고용 부진 ▲고용집중도 상승 ▲실업의 장기화 등 3가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자동화 고위험군의 고용 부진`이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자동화 경향을 일컫는다.

대면 서비스업 중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의 취업자 수는 2017년 4월에 비해 2020년 10월 10.8%나 감소했다.이번 조사를 진행한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장은 "자동화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키오스크가 대표적"이라며 "사람을 고용하지 않으면 감염병의 위험은 없다 보니, 예전으로 돌아오지 못할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영향으로 짚인 `고용집중도 상승`이란 300인 이상 사업체의 고용은 증가세를 보이면서도 300인 미만 사업체의 고용은 부진한 점을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300인 이상 사업체의 고용 비중 상승으로 고용 허핀달-허쉬만 지수*(Herfindal-Hershman Index, HHI)의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HHI란 고용집중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0~1 사이)로, 소수 기업에 고용이 집중될수록 1에 근접해진다.

2019년 1분기 0.0689였던 HHI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한 2020년 1분기 0.0737이었다가 점차 높아져 올해 1분기 0.0792까지 치솟았다.

송 과장은 "고용집중도가 오르는 것은 고용증가율에 부정적"이라며 "정책적으로 중소기업의 구인구직난 현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영향인 `실업의 장기화`란 올해 들어 구직기간 4개월 이상에 속하는 장기실업자가 가파르게 증가한 점을 일컫는다.

올해 상반기 장기실업자는 전년동기대비 월평균 4.9만 명 증가했다.

실업이 장기화할수록 구직단념자가 증가하고 실업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고용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여성과 취업 경험이 없는 장기실업자의 취업전환율은 두드러지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의 고용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봤다.

이어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여 실업 충격을 최소화하고, 구인·구직난 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 채용 확대에 힘쓸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보고서는 "늘어난 장기실업자의 경력 공백을 단축시켜 이력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라며 정책적 대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배성재기자 sjb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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