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명 플랫폼 노동자 보호하라"…中 유일 합법 노조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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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전국총공회, 플랫폼 노동자의 노조 가입 촉구중국 유일 합법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가 플랫폼 노동자의 노조 지회 설립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에는 2억 명에 달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中 정부도 플랫폼 기업 단속 나서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화전국총공회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기업과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의 노조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근 중국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성장과 함께 노동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홍콩의 중국 인권단체 중국노동회보(China Labor Bulletin)는 지난 5년 동안 배달 노동자들이 131건의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알리바바의 음식 배달 앱 '어러머'의 한 배달 노동자가 배달 수수료를 받지 못하자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베이징 이롄노동법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음식 배달 노동자의 95% 이상이 하루 8시간 넘게 일한다고 답했다.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노동자도 28%에 달했다.
중국노동회보 연구원 아이단 차우는 "중국 정부가 이제까지 기술 발전을 위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밀어줬다"며 "하지만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해 나가면서 노동자들의 삶은 피폐해졌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플랫폼 기업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8개 정부 부처가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들의 대표를 불러 잘못된 결제 관행을 지적했다. 자체적으로 시간제 근로자에게 기본적인 복리후생을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도 마련하고 있다.하지만 동시에 중국 규제 당국은 플랫폼 노동자의 자발적인 노동조합 결성이나 파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중화전국총공회만 유일한 노조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한 유명 노동 활동가를 동료 음식 배달기사를 설득해 집단 행동에 나서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한 사건도 있었다.
중화전국총공회는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에서 '플랫폼 노동자 보호 강화 방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치적 노력에도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는 근본적으로 바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노동회보 연구원 아이단 차우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고 불안한 처우는 영원히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