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심家 3남' 신동익의 홀로서기…메가마트 美 2호점으로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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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1호점 후 11년 만에고(故) 신춘호 회장의 3남인 신동익 부회장이 맡고 있는 메가마트가 미국에 2호점을 낸다. 2010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1호점을 내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11년 만이다. 이달 초 장남인 신동원 회장이 농심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는 등 그룹의 ‘2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신 부회장도 메가마트 재도약을 위해 국내외 매장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슈퍼 '더케이마켓' 인수
LA 한인마트에도 '눈독'
부산에 물류거점 구축으로
약점인 온라인 유통 강화
"계열 분리해 독립경영 나설듯"
11년 만에 미국 2호점 내고 재정비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그룹 비상장 계열사인 메가마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더케이마켓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더케이마켓은 약 2780㎡ 규모의 대형 슈퍼마켓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인들이 주 고객층이다. 인수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메가마트 소속 직원이 매장에 파견돼 인수인계를 받으며 매장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농심그룹이 1975년 동양체인을 인수해 세운 메가마트는 1981년 ‘농심가’라는 이름으로 슈퍼마켓사업에 처음 진출한 유통업체다. 이후 대형마트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지만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에 밀려 고전하다 2010년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메가마트는 2015년까지 미국지역 점포를 1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확장 계획은 무산됐다.
10여 년간 사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메가마트 미국 현지법인은 2019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전년(326억원) 대비 40.1% 늘어난 4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6억원을 기록했다. 메가마트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과감하게 신규 출점을 결정한 배경이다. 메가마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인마트도 추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농심과의 협업도 예상된다. 농심은 신라면 등을 앞세워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35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3078억원) 대비 15.4% 늘었다. 올해 말에는 미국 2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2공장이 가동되면 미국에서만 연간 8억5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으로서도 메가마트의 현지 매장 추가 확보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전하는 국내는 온라인몰 중심 재편
업계에선 미국 시장 신규 출점을 시작으로 신 부회장이 메가마트의 재도약을 적극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그룹은 신춘호 회장 타계 이후 별다른 잡음 없이 승계가 마무리됐다. 장남인 신동원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농심을 비롯해 농심그룹을 이끌고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3남인 신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맡는 구도로 정리된 상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메가마트의 절대 지분(56.14%)을 보유한 신 부회장이 조만간 계열 분리를 신청하고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신 부회장은 국내 사업 재정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 등지에 12개 매장이 집중된 메가마트는 대형 유통채널과 쿠팡 등의 출현으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6년 780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01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약점으로 꼽히는 온라인 유통 역량 강화를 위해 메가마트 부산 동래점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 온라인 비중을 3년 내 2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