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잇단 화재 코나EV '어떤 배터리' 달았나 조사한다

특정 기간 생산된 'SK이노 배터리 차량' 검사키로
"LG엔솔 달았는데 SK이노 장착으로 알고 있는 경우 걸러낸다"
현대차 코나 EV.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국내외에서 잇단 화재 발생으로 불안감이 커진 코나 전기차(EV)의 배터리 제조사를 점검한다. 당초 리콜 대상인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아닌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코나EV를 일일이 들여다보는 것이라 주목된다. 실제로는 LG엔솔 배터리가 장착됐는데 전산 오류로 인해 SK이노 배터리 탑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중순부터 SK이노 배터리를 탑재한 코나EV 일부 차주들에게 전화해 공식 서비스센터 블루핸즈 방문을 요청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의 작업이다. 모든 SK이노 배터리 장착 차량이 검사 대상은 아니다. 당초 리콜 대상인 LG엔솔 배터리 탑재 차량과 동일한 기간에 생산된 SK이노 배터리 탑재 차량에 한해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화재가 난 코나EV에 장착된 것으로 알려진 LG엔솔 배터리뿐 아니라 이 기간 나온 SK이노 배터리까지 정확히 점검한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2017년 11월16일부터 지난해 3월13일까지 제작된 코나EV 가운데 SK이노 배터리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진 차량의 배터리 제조사를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 배터리 장착 차량으로 리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안내받은 차량이 지난 5월 전남 담양의 한 블루핸즈에서 차량 정비를 받다가서 뒤늦게 LG엔솔 배터리 탑재 차량으로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해 당시 현대차는 차량 생산 시기, 생산 공장, 배터리 제조사 등 차량별 이력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전산상 오류'로 일선 서비스센터 현장에서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잘못 기재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는 특정 기간에 생산된 LG엔솔 배터리 탑재 차량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기로 하고, 이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차주들에게 전달했다. SK이노 배터리 장착 차량의 경우 화재 발생과 무관해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별도로 보냈다.

잘못된 이력을 바탕으로 안내를 진행, 결과적으로 리콜 대상 차량(LG엔솔 배터리 장착)이 리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유사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차주들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올해 1월 대구 달서구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동호회 등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반대로 리콜 대상 차량으로 안내받아 배터리를 교체하고자 서비스센터를 찾았는데, 오히려 SK배터리 탑재 차량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댓글들도 잇따랐다.

코나EV 차주들 입장에선 어떤 제조사의 배터리를 탑재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 차주들은 "LG엔솔 배터리 장착 차량인데 리콜 대상에서 누락됐다면 화재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2월 특정 시기(2017년 9월~2019년 7월) LG엔솔 중국(남경)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한해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BSA)을 교체하기로 했다.차량 생산 시기 기준으로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생산된 △코나 EV(7만5680대) △아이오닉 EV(5716대) △전기버스 일렉시티(305대) 총 8만1701대다. 모두 배터리셀에서 결함이 발견된 LG엔솔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다. 아이오닉 EV의 경우 불이 난 적은 없지만 소비자 안심 차원에서 리콜을 진행한다고 현대차는 부연했다. 리콜 비용 1조4000억원은 현대차와 LG엔솔이 3:7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 제조사 점검 작업을 서비스센터별로 시작했다"며 "전산 오류로 인해 리콜 대상임에도 관련 안내를 못 받았을 수 있어 고객들에게 인근 블루핸즈에서 배터리 제조사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