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원전 백지화 따른 특별지원금 회수에 법적 대응(종합2보)

산업부, 409억 원 회수처분 통지…군 "일방적 정책변경 정부 책임"
경북 영덕군이 정부의 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21일 영덕군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영덕군에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 원과 발생 이자를 포함한 409억 원 회수처분을 통지했다.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은 영덕군이 원전을 짓겠다며 의회 동의를 얻어 신청한 데 따른 것으로 지원금 성격을 띤다.

군은 2014∼2015년 3회에 걸쳐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후 영덕 천지원전 건설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미 지급한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를 추진하자 영덕군은 원전 건설 취소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크다며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사용 승인, 특별법을 통한 주민 피해 조사와 보상, 원전 대안 사업 및 미보상 토지 소유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가 회수 처분을 통지하자 군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희진 군수는 21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은 의회 동의를 얻어 자발적으로 신청한 지역에 한해 주는 추가 지원금"이라며 "영덕군은 산업부에 380억 원 사용에 대해 지역개발사업 및 군민 정주 여건 개선사업 추진으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지원금 가산금은 원전 건설 승인권자인 산업부 장관이 사전신청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제공하는 일회적, 불가역적 급부 성격을 띠는 것"이라며 "문제 원인은 오로지 정부 정책 변경에 따른 것으로 그 책임이 국가에 있고 회수조치가 재량권 정당 행사 범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오롯이 군민 몫으로 남아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며 "특별지원사업 가산금만큼은 국고에 귀속될 돈이 아니라 영덕군이 치른 갈등 해소 및 봉합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에너지정책 변화로 원전건설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에 특별지원금은 영덕군에 사용돼야 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인구 4만 명의 영덕군이 정부의 원전건설 계획으로 지난 10년간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본 만큼 대안사업도 함께 지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참고자료를 내고 "지난 16일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심의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영덕 원전 관련 특별지원금은 원전 건설을 위한 것으로서 건설 계획이 취소된 만큼 법적 근거와 필요성이 상실돼 미집행한 특별지원금 회수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영덕군이 군 자체 예산으로 먼저 집행한 사업에 대해 특별지원금으로 보전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선 "일반회계와 특별회계가 엄연히 구분돼있는 상황에서 특별지원금을 일반회계 예산 보전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법률검토 결과를 심의위에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영덕 원전 건설 취소에 따른 보완대책으로서 현재까지 영덕군이 제안한 지역발전 사업 중 총 824억원(국비 409억원 포함) 규모의 5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정했다"며 "최종 확정된 지역발전 사업 등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지원하고 영덕군과 지속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