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약발 안 먹히는데…블랙록 "日 증시 여전히 매력있다"

日 증시 PER 지난해 5월 수준으로 돌아가
사진=EPA
일본 증시가 올림픽 개최를 코앞에 두고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델타 변이 우려 속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코로나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서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전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며 경기민감주가 많은 일본 증시의 미래를 낙관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토마스 타우 블랙록 아시아태평양지역 헤드는 CNBC에 출연해 "올림픽 개최에 대한 리스크는 있다"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역풍일 뿐으로 올 하반기 일본이나 유럽 등으로 돈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최근 일본 증시에 대한 전망을 중립으로 상향조정했다.그는 "글로벌 경기 반등으로 인해 하반기 일본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며 "백신 접종 현황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백신접종률은 35.25%로 한국(32.07%)보다 높다.

다만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현지 분위기는 좋지 않다. 선수촌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도요타는 여론 악화를 의식해 올림픽 관련 TV 광고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시작으로 케이단렌 등 일본 3대 경제 단체장도 올림픽 불참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이달 니케이225 지수는 4.32% 떨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기업 실적은 여전히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지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5.2배로 코로나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해 5월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경제도 슬슬 피크아웃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 세계의 경기민감주라고 불리는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