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역대급 실적…증권·카드부문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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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순이익 44% 늘어 2.4조…하나 1.7조·우리 1.4조
은행, 대출자산 증가세…시장금리 상승에 예대마진도 늘어
中企·자영업 대출 부실 위험…호실적 지속될지 불투명

빅3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
KB금융은 올 상반기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며 전년 동기보다 44.6% 증가했다. 연간으로 4조원대를 웃돌 전망이다. 하나금융도 올 상반기 전년 대비 30.2% 증가한 1조7532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1조4197억원)은 지난해 연간 실적(1조3072억원)을 뛰어넘었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14.1% 늘어난 1조4226억원, 하나은행은 17.9% 증가한 1조25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비은행 이익 비중 증가
비은행 자회사들이 급성장하면서 수익원도 다각화하는 양상이다. K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32.7%(4513억원) 늘어난 1조8326억원, 하나금융은 16.7%(1804억원) 증가한 1조2613억원이었다. 증가폭이 모두 이자이익보다 컸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황, 투자은행(IB) 활성화로 증권 수입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며 “소비 회복에 힘입어 카드 수수료도 증가했다”고 말했다.금융지주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은행 쏠림’도 옅어졌다. 올 상반기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비(非)은행 계열사가 벌어들인 이익은 각각 전체의 45.2%, 37.3%로 1년 전보다 7~18%포인트 뛰었다. 실제 KB증권은 올 상반기 작년보다 191% 급증한 3744억원, KB국민카드는 54.3% 늘어난 25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도 60% 증가한 2760억원, 하나카드는 117.8% 늘어난 1422억원을 기록했다. ‘맏형’인 은행의 이익 증가폭을 훌쩍 뛰어넘었다.역대급 실적 행진 계속될까
금융사들은 이번 역대급 실적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NIM이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전무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이익이 1년간 약 175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위험에 대해서도 대비를 철저히 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공통적인 설명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작년에 코로나19 관련 경기 대응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대폭 적립해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했다.반면 실적이 올해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까지의 호실적이 유례 없던 증시 호황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용 절감 덕이란 지적에서다. 실제 ‘동학개미’ 열풍이 잦아들고 주식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KB금융의 올 2분기 수수료이익은 전 분기보다 10.5%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고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증가 효과를 본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오는 9월까지 만기 연장, 이자 상환이 유예되는 204조원 규모의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위험도 남아 있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빅테크를 필두로 금융업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금융사 수익성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박진우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