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8강행 꼬인 김학범호…아쉬움 짙어지는 2장의 와일드카드 불발

구단 차출 허락받은 손흥민 미발탁…김민재는 선발했다가 소집 해제
특별취재단 = 김학범호가 뉴질랜드전 충격패로 불발된 와일드카드 2장의 아쉬움을 짙게 남겼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은 22일 일본 이바리키현 가시마의 이바리크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뉴질랜드에 0-1 충격패를 당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는 김 감독이 의도한 대로 잘 흘러가는 듯했다.

고공 플레이에 능한 장신 스트라이커 크리스 우드로 가는 패스의 줄기를 이유현(전북), 강윤성(제주) 등 양쪽 측면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잘 막았다. 우드는 전반전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 전개도 나쁘지 않았다.

측면 공격수와 수비수들의 크로스는 간혹 부정확했으나, 올림픽 무대 첫 경기임을 고려하면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다. 앞선 평가전에서 장기인 정확한 롱패스를 잘 살리지 못하던 김동현(강원)은 낮아졌던 기대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경기력을 보였다.

그런데 골이 안 들어갔다.

황의조(보르도)와 권창훈(수원) 등 두 와일드카드 공격수가 슈팅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특히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9골을 몰아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황의조 곁에서 상대 수비진을 휘저어주던 '월드클래스' 손흥민(토트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손흥민은 이번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에 임박해 소속팀으로부터 차출 허락을 받았으나, 김학범 감독은 그를 뽑지 않았다.

골을 못 넣던 김학범호는 후반 25분 크리스 우드에게 한 방을 얻어맞고 침몰했다.

우드의 유일한 슈팅이었다.

후반 교체 투입돼 부지런히 뛰었지만 소득을 올리지 못한 이동경(울산)이 실점이 억울했는지 우드가 경기 뒤 악수를 위해 내민 손을 툭 치며 거절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정태욱(대구), 이상민(이랜드)으로 꾸려진 중앙수비진은 딱 한 번 우드를 놓쳤을 뿐 무난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가 소속팀 허락을 받지 못해 결국 소집 해제된 '괴물 센터백'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로 와일드카드 선수 3명을 다 활용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중앙수비수인 박지수(상무)는 경기 막판에야 투입됐다.

박지수는 김학범호가 도쿄로 오기 전날인 16일 밤에야 팀에 합류했다.

이날 뉴질랜드전이 박지수가 올림픽 대표팀에서 경험한 첫 실전이었다.

우리 대표팀에 기회는 남아있다 루마니아와 온두라스를 상대로 연승하면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경기 결과가 좋지 않다면, 김 감독이 손흥민을 차출하지 않은 점과 김민재와 관련해 더 일찍 결단하지 못한 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