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中 상장주, 약세 보이는 지금이 투자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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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급준비율 인하...경기부양 촉진할 것""자국 정보기술 업체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하면 일부 중국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밸류에이션은 중국 기업에 대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합니다."
"적자 수준 안정적...내수시장 소비 잠재력도"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 20일 중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담은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상장주들은 올해 실적이 저조했지만 최근 정책적 움직임 등으로 인해 성장이 점쳐진다"며 "투자자들도 잠재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중국 지수(주요 중국 기업 700여개로 구성)는 지난 19일 기준 2월 중순 최고치에서 20% 하락했다. 중국 경기 회복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나온 것이었다. 반면 주요 선진국 시장의 MSCI 세계 지수는 같은 기간 6.7% 상승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8.3%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다는 점에서다. 7.9% 성장률은 앞선 1분기 성장률보다 둔화된 것이지만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라고 모건스탠리는 분석한다.
모건스탠리가 중국 경기 낙관론을 주장하는 주요 근거는 완화된 지급준비율에 있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뜻한다. 이달 초,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촉진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지급준비율을 낮췄다. 이는 곧 시중 유동성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경기 부양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본다. 모건스탠리는 "증가된 유동성은 채권 시장으로 흘러 들어와 인프라 지출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는 하반기 중국 GDP 수치에 추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적자 수준과 인플레이션 정도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에서 재정적자는 GDP 대비 13.4%인 것에 비해 중국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3.9%로 낮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물가 상승률이 5.4%인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에서는 1.1%에 불과하다"고 했다. 중국의 적자 수준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정책의 유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의 수출 시장 전망도 밝다고 관측했다. 모건스탠리 측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재고 압박이 심하고 선진국의 공격적 소비가 임박했다"면서 "중국 수출기업은 유럽과 신흥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고 했다.잠재적 소비력을 갖춘 중국 내수 시장도 요인 중 하나다. 중국 가계의 저축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모건스탠리도 중국 기업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짚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원자재와 반도체 가격 상승이 마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위안화 강세가 수출 업체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면서다. 아울러 "최근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규제 강화에 따른 파장을 이해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그러면서도 중국 상장주의 매력도가 크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신흥 시장 포트폴리오 내에서 중국 본토에 기반을 둔 동시에 중국 내 두 개 거래소와 거래하는 기업의 주식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정리=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