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불 연기, 코로나19 감염 늘려…생각보다 더 위험"

인체 면역에 변화 초래하거나 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 가능성
미국 서부 산불이 뿜어내는 연기가 동부 뉴욕까지 퍼진 가운데 산불 연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2일(현지시간)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산불 연기가 코로나19 감염자를 늘린다면서 "산불 연기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주 사막연구소(DRI)가 환경 전염병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불 연기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력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형 산불 3개가 맹위를 떨친 작년 8월 16일부터 10월 10일까지 리노의 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 환자 3만6천명을 조사한 결과, 산불 연기의 미세 물질 증가가 코로나 환자를 18% 늘린 것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불 연기가 인체 면역 반응 변화를 초래했거나 호흡기 세포의 과민 반응을 일으켰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가 산불 연기 미세 물질에 달라붙어 인체에 더욱 쉽게 들어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산불이 건물과 자동차, 플라스틱 등을 함께 태우면서 뿜어내는 화학물질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손상된 인체 호흡기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캘리포니아주 대기위원회는 2018년 최소 85명의 사망자를 냈던 '캠프' 산불 연기의 유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 산불은 건물 1만9천개를 태우면서 납, 아연 등의 화학물질을 함께 뿜어냈고 인근 주거지에선 대기의 납 함유량이 정상치의 50배에 달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벤저민 국장은 납은 혈압과 생식기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암과 신경학적 장애와도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불 연기와 코로나19는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호흡 기관이 손상된 코로나 환자들은 산불 연기에 더욱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