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3' 결국 몸값 낮추나…삼성의 '파격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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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갤럭시Z폴드3 흥행 위한 가격정책 '올인'
미국선 중고 보상 기기 2대까지 늘려
전작 비해 40만원 정도 출고가 낮출 듯
스마트폰 경쟁 심화…폴더블폰 대중화에 사활
"더 많은 고객이 혁신적인 폴더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폴더블 제품군의 대중화에 힘쓰겠습니다."삼성전자가 앞서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언급한 것처럼, 폴더블폰 신제품 가격을 크게 낮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언팩(공개) 행사를 앞두고 갤럭시Z폴드3 가격 인하에 '올인'하고 있다. 특히 파격 중고 보상 정책을 내놔 눈길을 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출시에 맞춰 최대 2개 중고 기기 대상으로 보상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스마트폰을 포함해 태블릿PC나 스마트워치도 보상 판매 기기 대상에 포함됐다. 스마트폰은 애플, LG전자, 구글, 모토로라 등의 타사 제품이 대상이다. 태블릿PC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기종, 웨어러블 기기는 애플 기종에 한해 보상 판매를 진행한다.
구체적인 보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대 2개의 중고 기기를 대상으로 보상 판매를 진행하므로 보상 금액은 기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단 국내에서도 이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갤럭시Z폴드3의 가격이 100만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는 199만9800원, 갤럭시Z플립3는 125만400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만원대 중반이던 갤럭시Z폴드2..."비싸다" 이미지 벗을까
"폴더블폰은 너무 비싸다"는 선입견을 벗는 게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삼성전자의 과제다.갤럭시Z폴드는 2018년 첫 출시 당시 "2007년 아이폰 출시에 버금가는 파괴적 혁신"이라며 외신의 극찬을 받았다. 직사각형 바 모양에서 벗어난 '접히는 스마트폰'이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대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걸림돌은 역시 비싼 가격이었다. 전작인 갤럭시Z폴드2의 출고가는 239만8000원에 달했다. "스마트폰을 꼭 접어야 할 필요가 있나"란 소비자들 물음을 잠재우기엔 200만원대 중반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은 30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 자체는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선 시장을 키우려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것로 보인다. 참고할 만한 선례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가격을 처음 100만원 아래(99만9000원)로 출시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샤오미에 쫓기고 애플에 치이는 삼성의 '반전카드' 승부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은 글로벌 시장 1위를 수성하던 자리가 위태로워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점유율에선 급격하게 성장하는 샤오미에 쫓기고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애플에 치이는 삼성전자의 자구책이란 것이다.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바짝 따라 붙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해 2위에 올랐다. 1위인 삼성전자(19%)와 2%포인트로 좁혀 들어왔다.
애플의 경우 글로벌 점유율은 14%로 삼성전자보다 열세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애플이 훨씬 나은 상황. 아이폰은 평균판매단가가 높기로 유명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에서 4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17.5%에 그쳤다.
더욱이 애플은 첫 5G(5세대 통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2가 1억대 넘게 팔리는 성과를 거두면서 올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3의 초기 생산량을 작년보다 20% 늘어난 수준인 9000만대로 잡은 상황이다.삼성전자로선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형 갤럭시Z 라인업 판매가 예상보다 좋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기존 플래그십 시리즈인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부진한 판매를 해결하기 위해 폴더블 스마트폰에 프로모션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