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멈출 때마다 드는 돈이…" 방송가 덮친 코로나 쇼크 [연예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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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부터 제작진까지
코로나19 확진 소식 이어져
"매일 자가진단, 매주 PCR 검사"
"촬영 하루 멈추면 최소 2000만 원"
코로나19 시국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렇게 위협적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집에서 드라마나 예능을 시청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미디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라는 평도 받았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방송가에도 위기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 누가 걸려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촬영 관계자들은 "촬영 중단을 막기 위해 더 조심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우와 스태프는 물론 방송사 고위급 관계자와 제작사 대표들까지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나오고 있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서 넷플릭스 '종이의 집'이 촬영을 중단했고, KBS 1TV 일일드라마 '속아도 꿈결',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 '글리치', JTBC '아이돌', SBS '라켓소년단', MBC '미치지 않고서야' 등의 이미 방송 중이거나, 촬영을 시작한 작품들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촬영을 중단했다.
배우 윤정희, 김강민 등이 확진 소식을 전했지만, 출연이 알려진 MBC '옷소매 붉은 끝동',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촬영 스케줄과 겹치지 않아 이후 촬영 중단은 피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확진자가 나오면 촬영은 중단된다. 드라마의 경우 촬영이 중단될 경우 카메라와 조명 등 장비 대여와 장소 섭외 비용 등을 포함해 하루에만 20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나오면 2주간 촬영이 중단될 수 있는 만큼 제작진은 더욱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매일 자가진단, 매주 PCR
방송 촬영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이 잇따라 나오면서 정부는 방송 촬영 전 출연자가 자가 검사 키트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여러 사람이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출연자는 주기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 것도 권장됐다.
방송 촬영 현장 특성상 출연진과 스태프가 밀집해 있고, 출연진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환경이라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JTBC '뭉쳐야 찬다' 시즌2 출연진 중 김요한, 박태환 등 출연자 5명이 확진되고, 이후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장민호, 영탁, 김희재 등의 감염이 의심되는 장소도 촬영 현장이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서 "요즘은 출연자와 스태프 모두 매일 자가검사 키트 결과를 제출하고, 매주 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엔 PCR 검사를 주 2~3회 실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된 상황이긴 하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 다 같이 감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섭외 힘들어"
촬영을 위해 학교, 병원과 같은 장소를 섭외할 때에도 음성 판정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제출 대상은 출연진과 스태프 등 촬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다.
매일 방역을 하고, 선제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감염을 우려해 장소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작진이 더 열심히 방역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고충을 전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최근 소속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촬영장을 찾았지만, 음성 확인서가 없어서 세트장엔 들어가지 못했다"며 "방송 출연진뿐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 사적인 스케줄을 거의 잡지 않으면서 조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감염을 우려해 전용 스튜디오에서만 찍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검사를 과하게 하는 게 일정을 맞추지 못해 겪는 손해보다 적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여러모로 '민폐'가 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