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도 "석유株 전망 어둡다"는 HSBC

셰브런·셸 등 투자등급 낮춰

HSBC가 셰브런, 셸 등 석유 주식에 대한 투자 등급을 낮췄다. 고유가보다 기후변화 및 신재생 에너지를 둘러싼 문제에 투자자들이 더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HSBC의 고든 그레이 애널리스트는 “석유 주식들이 역사적 관점에서는 저렴해 보이지만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석유산업에 대한 전망을 낮추고 셰브런의 투자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셸, ENI 등에 대한 투자 의견도 낮췄다.

고든 애널리스트는 “석유 메이저들의 주가가 심각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건 유혹적이지만, 이는 석유산업의 장기 전망과 관련해 시장에 만연한 우려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우려는 석유 메이저들이 향후 몇 년간에 걸쳐 꾸준히 변화할 때만 해결될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상당한 수준의 주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제 재개로 강세를 보여온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는 지난 5월 말 이후 유가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5% 이상 하락했다. 특히 셰브런의 경우 “주가가 고유가의 잠재적 호재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HSBC는 설명했다.

고든 애널리스트는 “셰브런은 유가가 오르면 상승폭이 가장 큰 주식 중 하나이며, 배당금도 잘 주고 있다”며 “하지만 자사주 매입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뉴스 흐름은 현재 밸류에이션을 보면 크게 할인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HSBC는 셰브런 목표주가를 127달러에서 112달러로 낮췄다. 셰브런의 이날 종가(98.82달러)에 비해 13% 이상 높다. 셰브런 주식은 올 들어 18% 상승했지만 석유 및 가스 부문 전체에 비해선 부진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